8집 'Hestory'로 컴백

톱가수 김건모(36·사진)가 새 앨범을 들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8집 앨범인 'Hestory'는 '그의 이야기'와 '역사'라는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3집 '잘못된 만남'이 27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고, 7집 '미안해요'가 170여만장 팔려 나갔기 때문에 이번 앨범이 불황의 가요계에 또 한번의 '단비'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불황이요? 별로 신경 안 썼는데요."

20일 저녁 양재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한 김건모는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악동 같은 웃음을 지으며 '히트곡 제조기'다운 여유를 부렸다.

"부담은 별로 안됐어요. 프로듀서를 맡은 최준영씨가 제 대신 고민 많이 했을거예요. 이번 앨범은 악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간결한 멜로디에 가사 전달에 중점을 둔 곡들로 이뤄져있어요."

이번 음반 수록곡 10곡은 모두 특유의 애잔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귀에 쏙 들어오는 빠른 비트의 댄스음악이 특징. 앨범 타이틀곡 '청첩장'과 첫번째 트랙 '냄새', '사랑합니다' 는 '김건모표' 발라드풍이고 평소 절친한 가수 싸이가 한국어와 영어 랩을 담당한 '딸기', 윤수일의 '아파트' 리메이크곡은 경쾌한 댄스풍이다. 특히 '청첩장'은 사랑하는 여인을 다른 남자에게 떠나 보내면서 그 남자에게 그녀를 잘 부탁한다는 애잔한 내용.
뮤직비디오에는 탤런트 심혜진이 여주인공을 맡았고 김건모도 멀리서 여자를 떠나 보내는 남자로 출연한다.

이번 앨범은 지난 7집에서 함께 작업한 작곡가 최준영이 프로듀싱을 맡았고 '최준영 사단'의 작곡가 임기훈이 '냄새', '청첩장', '사랑합니다' 등 발라드를 주로 작곡했다.

"목소리가 좀 더 허스키해지고 굵어졌나 봐요. 제가 26살에 데뷔했는데 그때 고3이던 친구들이 벌써 서른이 됐더라고요. 나이 마흔이 다 되도록 목소리가 얇으면 아마 재수없을 걸요, 하하…."

이번 신곡 중에서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는 곡은 '마이 선'이다. "이담에 커서 뭐가 될려 그러니, 스티비 원더 비지스처럼 노래할래요. 너는 못생겨서 안된다 쓸데 없는 꿈 꾸지 말고 공부나 해라"라는 가사는 음악에 푹 빠져있던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단다.

이 노래를 세션들에게 들려주니까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어 절로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30대가 넘은 뮤지션들은 대부분 음악활동을 시작할 때 부모들로부터 소위 '딴따라'는 안된다는 극심한 반대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리라.이번 앨범에는 SBS 드라마 '정' OST에 참여해 화제가 됐던 연주곡도 가사를 붙여 실었다.

"어머니가 전화를 하셔서 '그 좋은 곡을 왜 안 부르느냐' 하시는 거예요. '가사가 잘 안 붙어요'라고 대답한 그날 밤에 컴퓨터 앞에서 모니터와 씨름을 시작했죠.

제목이 '불효'라 '못된 자식 잘되라고' 하는 식으로 하면 너무 진부하다는 생각을 하다 갑자기 '우리 몰래 혼자 흘리시던 눈물이… 이젠 내 얼굴에 흐르고' 가 생각났죠. 바로 '아 이거다' 싶었어요."

노총각 대열에 들어선 그에게 결혼계획을 물어봤다.

"결혼이요? 여자들에게 깊은 정을 못 줘서 그런지 계획이 없네요. 결혼하면 일하는 중에 매일 전화 오고 장인, 장모님도 챙겨드려야 하고 구속당하는 게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또 이번 음반을 포함해 앨범 3장을 내기로 계약을 맺은 작곡가 최준영도 '음반은 다 내고 결혼했으면…' 하는 눈치란다.

"음반 2장 더 내면 마흔은 돼야 결혼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그래도 모르지요, 뭐? 본격적인 신인의 자세로 쇼 프로그램에 나가서 여자 후배들하고 같이 어울리다 보면 상황이 변할지도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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