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면서 사람들은 시원한 곳을 찾아 냉방 시설이 잘된 실내나 산과 바다를 찾아 더위를 식히려 한다.

후텁지근한 날 좀 더 시원한 곳을 찾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때일수록 더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실내·외 온도 차이가 5∼8도 이상이 계속되거나 냉방장치에 살고 있는 미생물에 의한 감염으로 인해 여름임에도 불구 감기처럼 콧물, 기침, 두통, 몸 쑤심, 무력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이 나타나고 여성들은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인간은 항온동물로 36.5도를 유지하기 위해 자율신경 조절하에 균형을 맞추고 있다. 여름에는 인간의 체내 중심부 혈관이 상대적으로 가늘어지며 말초혈관은 상대적으로 굵어져 속은 차고 밖은 뜨거워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체온이 올라가고 땀이 다른 계절에 비해 많아지는 것이다.
이때 냉방장치가 잘된 실내, 차 안에서 찬공기에 노출되면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냉방병이 생기게 된다.

인체는 외부 온도 변화에 생리적으로 적응하는 데 수일에서 2주일의 기간이 필요한데 짧은 시간에 적응을 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한의학에서 여름은 더위로 인해 인체 표면의 위기(衛氣)가 이완돼 무력해진 상태며 소화기에 습한 기운이 쌓여 있어 식욕 감퇴, 토사곽란, 감기 같은 증상이 생기는데 이는 에어컨이나 빙수, 찬 과일에 의해 인체가 찬 기운을 받아 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내부 원기를 보호하고 표피의 기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치료 원칙으로 삼고 증상과 체질에 맞게 이향산, 육화탕, 청서익기탕, 축비탕, 곽향정기산가감 등을 사용해 치료해야 한다. 가능한 한 과다한 냉방 노출을 삼가고 실내의 온도 차이를 5∼8도 이내로 하며 한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실내를 환기시켜야 한다.

또 냉방장치의 청결을 위해 2주에 한번 필터청소를 해 주는 것이 좋으며 긴소매 옷을 준비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이열치열(以熱治熱), 더운 여름에 더운 음식을 먹던 조상들의 지혜를 되새길 때다. 남태흥 <남화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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