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향 교향악축제 참여불발, 무엇이 문제인가

상임지휘자 부재, 연주력 저하 등을 이유로 청주시향의 교향악축제 불참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 교향악단은 질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지역 교향악단의 문제와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는 시리즈를 엮어본다.? /편집자

▲ 청주시향이 교향악축제 불참으로 지역예술계에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이제 지역 교향악단도 음악적인 능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上. 연주력

"단순하게 교향악축제에 '참가한다', '못한다'라는 사실보다는 교향악단이 그 지역에서 어느 정도 연주력이 있는지, 단원들 간의 내부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기사화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청주시향의 교향악축제 불참<본보 10일자 6면 보도> 여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주최측 실무자인 서울예술의 전당 정동혁 과장의 따끔한 일침이다.

외부에서, 더군다나 타 지역에서 연주력 운운(?)하며 내뱉는 이 말은 사실 청주시향의 입장에서 보면 이래저래 기분 좋은 말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음악 애호가들이나 시민들이 느끼는 박탈감도 대단하다.

중견음악인 모씨는 "청주시향이 우리나라 유수의 교향악축제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만큼 연주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큰 실망감"이라며 "언론에 문제가 터질 때마다 반성하는 일이라든지 발전적 지적을 쥐어주길 바라는 자세는 창단 30여년의 시향이 용케도 굴러왔다라는 인상을 줘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물론 청주시향이 서울무대에 1회성으로 초청받는다고 해서 단박에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교향악단의 순기능 외에 타성에 젖을 수 있을지언정, 교향악축제는 지방교향악단의 진지한 도전정신과 가능성을 읽을 수 있는 무대다.

실지 최근 시향의 크고 작은 변화라면 단계적인 상임화 도입이라든지 이로 인해 과거보다 연주력 향상 등 적지않은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발전적인 범주는 어디까지나 현실에 기초했다.

그러면 청주시향의 구조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청주시향이 왜 전국 규모의 교향악축제 반열에 서지 못하고 있는지 그 근본적 문제에 대해 누구하나도 명쾌한 원인과 처방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교향악단은 한 도시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지휘자의 카리스마와 추진력, 기획력과 단원 장악력, 음악적 열정이 교향악단 수준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휘자의 음악능력, 인간능력, 운영능력 부족의 오케스트라는 죽은 거나 다름없다. 이것은 열악한 여건과 단원처우를 탓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음악적인 능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다.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단원들이 가지는 무관심과 패기부족이다. 서울 연주에 대한 필요성을 별반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원으로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연주를 하려는 안일한 자세는 오래가지 못하며 직업연주단으로서 수명은 짧을 수밖에 없다. 시립교향악단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실력없는 음악인들의 평생 직장이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꼭 단원들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관료행정의 경직성이 연주단의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자리만을 고수하려는 욕심이 있는 한 구색맞추기식 연주단은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

올해로 창단 32주년을 맞는 청주시향, 단원들의 자성과 뼈를 깎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부터 해결하고 무엇부터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분명한 사실은 모든 것이 개혁되어야 청주시향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예술인들은 "지휘자나 단원들은 항상 경쟁한다는 자세로 가장 좋은 연주를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타성에 젖어 실력 저하를 초래하기보다는 각각의 책임감을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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