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진감독 데뷔작 '오로라공주' 캐스팅

한동안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며 영화계를 떠나 있던 문성근(52)이 영화 '오로라공주'(10월 개봉 예정)로 스크린 복귀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02년 '질투는 나의 힘' 이후 3년 만에 출연하는 이 영화는 현재 전체 분량 중 70%가량의 촬영을 마쳤다.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동료 연기자인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이며 오랜 친구며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했던 명계남(이스트 필름)이 제작을 맡는 영화다.

극 중 그가 맡은 역은 교회 목사를 꿈꾸는 독특함을 가진 오 형사.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현장에는 만화 캐릭터 '오로라공주'의 스티커가 발견된다. 오 형사는 1년 전의 악몽 같은 사건을 떠올리고 범인이 정순정(엄정화)임을 직감하게 된다. 영화는 외제차 딜러이자 유력한 용의자인 순정과 그 뒤를 쫓는 오 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4일 서울 중심가의 대로변에서 촬영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문성근은 "솔직히 3년이라는 공백의 시간이 길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걱정이 많았지만 작품의 완성도나 방 감독에 대한 신뢰,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첫 촬영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즐거워지고 이제는 (몸에) 맞는 일(연기)을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로라공주'에 출연을 결정한 것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도전정신, 감독의 충실함 등 자신의 작품 선택 기준과 이 영화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문성근은 특히 "대단히 가까운 관계였기 때문에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이번 기회에 같이해 보고 싶었다"며 방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문성근과 방은진 감독의 인연은 "15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TV에서 중계해 주던 연극을 통해 방 감독의 모습을 지켜본 그는 "정말 좋은 배우 한 사람 나왔네"라며 흐뭇해 했고 이후 동료 연기자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그는 "배우 출신이요. 안 좋아요"라며 너스레를 떨며 장점을 열거해 나갔다.

"감독이 스스로 워낙 출중한 연기자이니까 다른 감독들에 비해 서로 연기를 맞춰나가는 게 훨씬 수월해요. 설명도 쉽고, 주문도 예리하고요. 어떻게 보면 배우에게 부여되는 자유가 덜할 수도 있지만 감독이 즉흥연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어요. 열어 놓되 조정을 하는 방식이 장점이죠." 가까운 사이지만 배우와 감독의 관계로 다시 만난 까닭에 문성근에게 방은진 감독은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듯하다.

"형사 역을 맡아 본 게 이번이 처음이다. 형사면서도 목사가 되고 싶어하는 형사라는 인물이 매력적이다"며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설명에 열을 올리던 그는 스스로의 감독 데뷔에 대한 꿈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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