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진감독 데뷔작 '오로라공주' 캐스팅
지난 2002년 '질투는 나의 힘' 이후 3년 만에 출연하는 이 영화는 현재 전체 분량 중 70%가량의 촬영을 마쳤다.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동료 연기자인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이며 오랜 친구며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했던 명계남(이스트 필름)이 제작을 맡는 영화다.
극 중 그가 맡은 역은 교회 목사를 꿈꾸는 독특함을 가진 오 형사.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현장에는 만화 캐릭터 '오로라공주'의 스티커가 발견된다. 오 형사는 1년 전의 악몽 같은 사건을 떠올리고 범인이 정순정(엄정화)임을 직감하게 된다. 영화는 외제차 딜러이자 유력한 용의자인 순정과 그 뒤를 쫓는 오 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4일 서울 중심가의 대로변에서 촬영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문성근은 "솔직히 3년이라는 공백의 시간이 길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걱정이 많았지만 작품의 완성도나 방 감독에 대한 신뢰,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첫 촬영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즐거워지고 이제는 (몸에) 맞는 일(연기)을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로라공주'에 출연을 결정한 것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도전정신, 감독의 충실함 등 자신의 작품 선택 기준과 이 영화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문성근은 특히 "대단히 가까운 관계였기 때문에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이번 기회에 같이해 보고 싶었다"며 방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문성근과 방은진 감독의 인연은 "15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TV에서 중계해 주던 연극을 통해 방 감독의 모습을 지켜본 그는 "정말 좋은 배우 한 사람 나왔네"라며 흐뭇해 했고 이후 동료 연기자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그는 "배우 출신이요. 안 좋아요"라며 너스레를 떨며 장점을 열거해 나갔다.
"감독이 스스로 워낙 출중한 연기자이니까 다른 감독들에 비해 서로 연기를 맞춰나가는 게 훨씬 수월해요. 설명도 쉽고, 주문도 예리하고요. 어떻게 보면 배우에게 부여되는 자유가 덜할 수도 있지만 감독이 즉흥연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어요. 열어 놓되 조정을 하는 방식이 장점이죠." 가까운 사이지만 배우와 감독의 관계로 다시 만난 까닭에 문성근에게 방은진 감독은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듯하다.
"형사 역을 맡아 본 게 이번이 처음이다. 형사면서도 목사가 되고 싶어하는 형사라는 인물이 매력적이다"며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설명에 열을 올리던 그는 스스로의 감독 데뷔에 대한 꿈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