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김종일 조합장 VS 대전원예농협 정금진 조합장

'청과 도매시장과 함께한 한평생.'

대전지역 먹을거리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살아가는 두 남자가 있다.

오정동 농산물도매시장 내 농협대전공판장 김종일(55) 청과중도매인 조합장과 노은동 농산물도매시장 내 대전원예농협공판장 정금진(45) 청과중도매인 조합장이 그들.

이들은 동일 상권 안에서 좋은 과일을 매입하고 판매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맞수'지만 평생을 이 지역 도매시장 상인들과 함께하고 품질 좋은 과일 유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짝'이다.

▲ /사진 = 김대환 기자
이들은 소비자들에겐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산지 농가들에게는 적정한 가격에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간자적 역할을 수행하며, 고객과 농민들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평생 시장상인 및 중도매인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이들의 복지와 공익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도 공통분모라 하겠다.

이 지역 최대 도매시장의 경쟁자적 위치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이들의 인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매시장이 개설되기 이전에 원예농협 공판장의 정 조합장은 유천동에서, 농협대전공판장의 김 조합장은 목동에서 청과 도·소매 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 맞수와 단짝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때만 해도 농산물 유통이 지금처럼 규모와 체계 면에서 갖춰져 있지 않았던 터라 이들의 만남도 잦았다고 한다.

새벽 4시 자명종이 울리면 시작되는 어려운 시장 생활을 함께하고 막걸리 한잔으로 젊은 시절 고생을 했던 이야기를 하며, 이들은 서로에 대한 칭찬이 끊이질 않는다.

정 조합장은 "어린 시절 하루 일당을 걱정하는 생활부터 시작하며 어려울 때마다 김 조합장님이 정말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런 인연으로 1990년도에 김 조합장이 지금의 대전농협공판장 중도매인을 시작할 당시에는 정 조합장을 끌어들여 한솥밥을 먹을 기회도 있었지만 정 조합장의 개인 사정으로 같은 식구가 되지는 못했다.

절친한 개인적 관계와는 별개로 이들의 어쩔 수 없는 경쟁관계도 인연과 함께 시작됐다.

중도매인들이 벌이는 좋은 상품을 공급받기 위한 출하처 개발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거래처 개발은 정말 피를 말리는 전쟁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매일매일 공판장으로 들어오는 물량과 상품에 따라 정해지는 시세에 울고 웃고 하는 것이 중도매인들이기 때문이다.

또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만이 살아 남는 방법이니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쟁자의 거래처가 자리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김 조합장은 "경매가 진행될 때는 같은 공판장 내 중도매인들도 10~100원의 시세를 놓고 모두 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좋은 상품이 출하되는 산지를 놓고 벌이는 경쟁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거래처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선의의 경쟁이 이 지역에 고품질 농산물의 많은 거래가 이뤄지게 하고 이를 통해 이 지역 소비자들도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사람 좋은 이들의 공통점을 이제 한가지 더 찾을 수 있게 됐다.

어려움을 함께하는 시장상인들과 중도매인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이들의 공익과 복지를 위해 앞장서 나선다는 것이다.

정 조합장이 올해 새롭게 대전원예농협 청과 중도매인 조합장으로 선출되며 김 조합장과 함께 (사)전국 농협중도매인 연합회에서 지역 대표로 일하게 됐기 때문이다.

개인 사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시간과 비용을 많이 빼앗기는 일이지만 오랜 시장 생활과 경험으로 상인과 중도매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기에 차마 마다하지 못한 자리다.

정 조합장은 "어렵고 더디지만 정도 경영이 빠른 길로 정석을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함께하고 있는 중도매인들과 도매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도매시장이 고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김 조합장도 "시장 안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오정동 도매시장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저분하다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최상의 상품과 서비스가 이뤄지는 도매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이 일하고 있는 오정동 농협대전공판장의 경우는 최근 3년 연속으로 최우수 도매 법인으로 선정되며 모든 부문에서 도매시장을 선도하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원예농협공판장의 경우도 노은동으로 자리를 옮긴 지 불과 2년 만에 눈에 띄는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며 그 저력을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이들이 중심이 되어 벌이고 있는 보이지 않는 경쟁과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동일한 상권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기 위한 도매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진정한 맞수이자 단짝의 모습이었다.?

오정동 농협중앙회 대전공판장 김종일 청과중도매인 조합장

▲생년월일:1950년 6월 30일생

▲경력:2003년 대전공판장 청과중도매인 조합장

▲취미:낚시

▲가족관계:김순자(40)씨와의 사이에 2남1녀

노은동 대전원예농협 공판장 정금진 청과중도매인 조합장

▲생년월일:1960년 3월 13일생

▲경력:95년, 98년 대전원예농협 중도매인 회장

▲취미:등산

▲가족관계:문난희(46)씨와의 사이에 1남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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