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어느 나라에서든 여성이 남성보다 6세에서 8세 정도 오래 산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섬에는 이탈리아 본토의 6배, 북아메리카의 10배가 되는 100세 이상의 인구가 사는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남성이 여성만큼이나 오래 산다. 심리학자 수잔 핑커에 따르면 이 섬사람들이 건강한 이유는 사람들 간의 가까운 관계와 대면 접촉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잔 핑커 (Susan Pinker) 박사에 따르면 유전형질과 장수의 관계는 25% 정도밖에 관련이 없고 나머지는 삶의 방식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핑커 박사가 이 섬의 101세 할아버지 주변에서 발견한 사실은 조카가 할아버지를 돌봐주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대가족 안에서 교류하고 있었으며, 친구와 이웃들과도 소통하며 지내고 있었다. 또 다른 백세 할머니 역시 이웃들과 자주 소통한다고 하는데, 주말엔 기름기 가득한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 이웃들에게 종종 나눠준다는 말에 핑커 박사는 고지방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어도 오래 살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대신 중요한 것은 친한 친구들과 사람들과의 소통 및 교류라고 한다.

급전이 필요할 때, 나에게 돈을 꿔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내가 아플 때 의사에게 전화해 주거나 병원에 데리고 가 줄 사람이 있는지 이런 요소들이 수명을 연장해주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다. 사람과 직접 대면하고 교류하는 것(Face to face contact)은 다량의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하는데 이는 우리 몸에서 백신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아이컨텍(eye contact), 악수, 하이파이브 등은 옥시토신(oxytocin)을 방출해 코르티솔(cortisol)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주고 도파민이 분비돼서 고통을 줄여주거나 기분을 좋게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 인터넷 소셜 미디어, SNS 등을 통한 교류는 어떨까? 사람과 직접 대면해서 교류할 때와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각각의 상황에서 뇌를 촬영한 MRI 사진을 보면 사람과 대면 교류 시에 주의(attention), 사회지능, 감정 보상과 관련된 뇌의 부분이 많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여성들의 평균수명이 남성의 평균수명보다 긴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여성들은 보통 남성들보다 직접 대면 교류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 (Jim Collins)는 성공이란 나이가 들수록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많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일리가 있어 보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