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찬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뇌신경센터장

잊을만하면 터지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소식이나, 오랫동안 모시던 치매 부모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했다는 소식은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나 흔히 접하는 일상사인데 어느덧 우리나라도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치매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32.6%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를 넘어서라도 치매는 노년의 행복을 위해 꼭 치료 되야한다.

그런데 현실은 세계 굴지의 제약사, 연구소 등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임상실험 들이 모두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다. 물론 천연물 등을 위주로 소규모의 연구들은 지속 되고 있지만 말이다. 기억력 감소부터 인지기능저하, 방황, 주변 방향감각 상실, 심하면 폭력적 성향까지 나타나는 치매를 대하면서 치매는 우리에게 무었인지를 생각해 본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과 의학은 우리에게 오래 사는 장수라는 선물을 주었지만 치매라는 달갑지 않은 부산물도 남겼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원인을 알아야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열심히 치매 원인을 연구해서 정설이 되다시피한 베타아밀로이드, 타우단백, 최근에는 뇌속의 면역체계인 미세아교세포의 과항진. 혈장단백인 피브리노겐 누출 등까지도 연구되어 알고 있지만 삶이 점점 단조로워지고 재미가 없어지는 치매는 딱히 줄어들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도 이미 치매환자 70만명을 넘겨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고 초고령화시대를 눈앞에 두고 치매인구가 더욱 증가하리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치매는 75세이하에서 3%, 85세이하에서 19%, 85세 이상에서 50%가 발생한다는 통계는 오래사는 대가로 치루어야 하는 숙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역으로 치매약 개발이 왜 대부분 실패로 끝나는지에 대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치매는 한 두가지 타겟을 치료 한다고 호전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노화를 정지시켜야 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치매를 병이 아니라 자연스런 노화의 현상으로 보는 학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치매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미래에는 줄기세포나 몇몇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해 치매를 상당한 정도로 호전시키거나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코 앞에 닥친 초고령화 사회의 대처법은 아니다. 치매환자 120만을 예상하는 2026년에는 치매 정도의 진행을 예상하고 단계별 대응전략을 세우는 것이 시급한데 다행히 타우 PET 뇌영상 연구를 통해 PET 검사방법으로 환자 질병 경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생체지표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다. 객관적인 생체지표가 없어 단계별 대처와 연구에 한계점을 느끼던 마당에 이번 연구결과는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치매 증상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대처하면 미래가 훨씬 밝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껏 딱히 방법이 없는 치매를 당장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단편적인 치료보다는 이미 알려진 치료방법들을 통합적으로 운용한 칵테일요법이 최선의 방법이다.

초기에 정확한 진단, 진단에 맞춘 치료계획 수립, 증상에 따른 적절한 투약, 맞춤 식이와 영양, 운동치료가 그것이다. 추천하는 치매 대처방법으로는 신경염증을 잡아주는 황련해독탕이나 신경세포사멸에 대한 보호효과가있는 팔미지황환 등의 약물과 강황, 은행, 홍경천, 녹차 ,양배추 브로콜리같은 십자화과 채소, 마늘 양파, 호두같은 견과류 등의 식이요법. 두뇌를 자극하는 두침요법, 이웃이나 가족과의 많은 교류, 정기적이고 꾸준한 운동, 가능하면 9㎞ 걷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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