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공청회… “단원중심제·작품중심제 아닌 새 모델 필요”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지역 연극계의 숙원인 대전시립극단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이원화돼 있는 운영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델을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10일 대전시립극단 설립을 위한 공론화 모임은 대전시NGO지원센터에서 국·공립극단 설립과 관련한 발전적 운영방안에 대해 공청회를 열었다.

먼저 이날 발표를 맡은 원광연 한국연극협회 광주시 지회장은 광주시립극단을 사례로 들며 시립극단이 설립 후 일명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회장은 “모든 국·공립예술단체의 걱정은 고령화 되고 예술적 실적은 저하되며 예산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며 “시립극단이 출범한다 해도 지역 연극계의 내부분열과 진통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상임단원제든, 작품중심제든 갈등 국면으로 치달을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민주 국립극단 공연기획팀장은 국립극단의 시즌단원제 운영에 대해 설명하며 장점과 고려할 점을 발표했다.

시즌단원제는 1년간 비상근 단원으로 활동하며 3편 이상의 국립극단 제작공연에 참여한다. 참여하는 3편의 공연에 대한 통계약 체결로 활동하는데 국립극단 공연 및 연습에 지장이 없는 조건에서 외부활동도 가능하다.

시즌단원제는 국립단체로서 배우 육성에 기여하고, 공연 제작 시 배우오디션·캐스팅에 대한 부담이 감소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주인의식이 부족하고 시즌단원과 객원 배우간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조훈성 연극평론가는 “단원중심제와 작품중심제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대전시립극단만의 새로운 모델 정착이 필요하다”며 “시립극단 설립 추진위원회가 운영 내실화를 위해 이러한 운영형태를 감안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제일 우려되는 부분은 시립극단 소속 대전 연극인과 제외된 연극인간 상호 관계, 그리고 이것이 지역 연극 생태계에 어떠한 파급력을 가져오느냐의 문제”라며 “대전은 그간 시립극단이 존재하지 않았어도 꾸준히 지역연극의 우수성을 증명해 보였다. 시립극단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도출된 의견들은 ‘대전시립극단 추진위원회’와 대전시에 제안서 형식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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