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협상 다시 교착
양국 수출 의존도 높아 타격
환율 급변동 불확실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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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협상 타결 조짐을 보이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대전과 충남지역 수출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번 협상 불발에 따라 미국의 잇따른 대중국 관세부과가 이어질 경우 지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타격 불가피는 물론 지역경제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되는 만큼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12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의 ‘2019년 1/4분기 대전세종충남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전과 충남지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16.1%씩 감소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 배경에는 장기적인 고착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전쟁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지난 9~10일 고위급 협상을 가졌지만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구체적인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양국은 한 달이라는 추가 협상 기간은 확보했지만, 고율 관세부과 등의 압박으로 인해 사실상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태다.

결국 이들 양국의 무역 마찰이 장기화로 번지면서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 역력한 지역 수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전과 충남의 경우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의 미국 수출 감소 시 중간재 형태를 수출하는 지역 기업들의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의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대전지역의 대미 수출액 규모는 2억 3003만 4000달러, 대중 수출액은 1억 5565만 3000달러다. 이는 전체 수출액 규모인 9억 9073만 4000달러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며 수출 주요국가로는 1, 2위를 다투고 있다.

집적회로반도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충남의 경우 이미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어간 상태다. 충남의 올해 1분기 대중 수출액은 51억 138만 4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6% 감소한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 지속적인 내수침체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 악화는 물론 고용감소 가속화 등 고용대란 장기화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용태 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은 “지자체별로 수출 실적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결렬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환율 급변동 등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지역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불안 요인이 산재해 있어 기업은 물론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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