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미래대비 승인량 우선 확보
실제 배출량 낮아 증설에 ‘난항’
향후건립 위탁처리 초과 불보듯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공공폐수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이 부족해 기업 투자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들이 실제 배출량보다 많은 승인량을 유지하면서 증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청주시에 따르면 2000년 준공된 오창공공폐수처리시설은 1일 6만 5500t의 폐수 및 하수를 처리할 수 있다. 4만 2500t은 기업에서 배출하는 폐수, 2만 3000t은 공동주택 등에서 나오는 하수를 처리한다. 폐수 시설용량 4만 2500t 중 현재 승인량은 3만 6444t으로 6056t의 여유용량이 있다.

오창공공폐수처리시설은 오창1·2산단의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또 오창3산단 내 10여개 업체도 맡고 있다. 아직 이상은 없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오창3산단의 남은 업체, 옥산산업단지, 오창테크노폴리스, 국사산단의 입주업체들이 오창공공폐수처리시설에서 폐수를 처리할 예정이다. 후기리에 조성될 광역쓰레기매립장과 소각장, 추후 건립될 아파트단지의 하수 역시 오창공공폐수처리시설에서 처리해야 한다.

기본계획만으로 따져보면 오창 3산단, 옥산산단, 오창테크노폴리스의 폐수 배출 예정량은 각각 1일 2528t, 3270t, 2500t 등 8298t으로 잔여용량 6056t을 훌쩍 넘어선다.

시설용량 이상의 폐수 유입이 예상된다면 폐수처리시설을 증설해야 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각 기업들이 공장 증설 혹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실제 배출량 이상의 승인량을 확보해 놨기 때문이다.

오창산단 공공폐수처리시설 폐수 처리 승인량 상위 5개 기업 및 승인량은 1일 기준 △스템코㈜ 9145t △㈜LG화학 오창공장 5089t △삼성SDI㈜ 2120t △AGC 디스플레이글라스 1774t △㈜녹십자 1450t이다. 반면 실제 평균 배출량은 1일 기준 △스템코㈜ 5117여t △㈜LG화학 오창공장 2523여t △삼성SDI㈜ 921여t △AGC 디스플레이글라스 887여t으로 승인량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 오창공공폐수처리시설 전체 폐수 배출량도 1일 평균 2만 6000여t으로 시설 용량의 61% 수준이다.

승인량에 따라 비용이 발생하지만 기업들은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승인량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기업활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이 실제 배출량 이상의 승인량을 유지하면서 정작 새로운 산단에 들어올 기업들은 폐수 처리 승인량을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설을 통해 시설용량을 늘릴 수 있지만 실제 처리용량이 시설용량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환경부는 증설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공공폐수철리시설 운영업체도 승인량과 배출량을 일치기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승인량을 지키려는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승인량을 반납하긴 했지만 강제성이 없는만큼 한계가 있다”며 “준공 후 20년이 가까와오면서 노후에 따른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승인량을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산업단지에 입지한 업체들과 신뢰를 확보하고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산업단지 조성 관계자는 “기업들이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필요량보다 승인량을 많이 확보하려는 것은 필요할 때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지자체가 보증을 서서라도 승인량과 배출량을 일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출량이 매일 일정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며 “승인량의 평균을 따져 처리용량 이상을 승인하는 유연함도 더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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