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 김모(35) 씨는 최근 마사지 업소를 홍보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베네수엘라 아가씨 대기'라는 문구의 메시지에 호기심이 발동한 김 씨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었다.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 '가서 누구를 찾으면 되느냐'고 묻는 등 정보 파악했다. 알고 보니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며 성매매를 제공하는 업소였다. 김 씨는 "마사지 업소에서 태국 등 불법체류 여성을 고용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베네수엘라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미스 유니버스 7명, 미스 월드 6명, 미스 인터내셔널 8명...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미인대회 입상자의 30%, 가장 많은 우승자를 배출하며 '미녀 국가'로 불렸다.
인생을 바꿀 기회인 미인대회에 매달렸던 베네수엘라 여성들이 최근엔 스페인,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는 성매매의 주범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도 최근 베네수엘라 여성들이 성매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공공기관 '여성-양성평등 전망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타의 성매매 여성 중 35.7%가 외국인이다.
이 중 베네수엘라 여성은 무려 99.8%였다. 베네수엘라 출신 성매매 여성의 33.1%는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텔레그래프, 더선 등은 "스페인에서 매춘업에 종사하는 20세 전후 베네수엘라 여성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의 실패로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에 시달리고 있다.
국회가 발표한 베네수엘라의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은 130만%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상승률을 1000만%로 예측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까지 자국을 탈출하는 베네수엘라인이 5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인구(3280만명)의 약 16%에 달하는 규모다.
이렇게 조국을 탈출한 베네수엘라 여성들은 해외로 나와 ‘생계형 성매매’에 몰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생계를 위해 성매매를 벌인 네수엘라 여성들이 적발됐다.
최근 서울경찰청 풍속수사팀은 외국인 여성을 불법 고용해 성매매 업소를 조직적으로 운영한 일당 1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업소 운영과 자금을 관리하는 총책, 건물 계약 및 성매매 대금을 전달하는 중간관리책, 외국인 여성을 업소에 공급하는 일명 '에이전시'를 운영한 중개인, 외국인 성매매 여성 등으로 이뤄졌다.
성매매에 가담한 여성들 5명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베네수엘라 국적이다.
베네수엘라 국적 여성이 국내에서 성매매를 하다 발각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1950년대 1인당 국민소득 세계 4위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남미 부국으로 떠올랐던 베네수엘라는 한순간에 남미의 빈국으로 전락했다.
국민의 10% 가까이 해외로 탈출하고, 다수의 여성이 성매매에 종사하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