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특화미술관 건립시 故 민경갑 화백 작품 기증
미술관·도서관·박물관 조합 ‘라키비움’ 형태 주장도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충남도가 오는 2023년 완공될 예정인 도립미술관의 방향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화 특화미술관 건립을 조건으로 故 민경갑 화백의 작품을 무상으로 기증하겠다는 유족의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고 박물관과 미술관을 통합한 ‘라키비움’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는 김연 충남도의회 의원의 의견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타계한 고 민경갑 화백의 유족은 70억원(유족측 주장가) 상당의 작품 200여점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도립미술관을 한국화 특화 미술관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으며 유족 측은 민 화백의 작품을 유치할 경우 타 한국화 거장 작품을 유치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도립미술관 건립자문위원회는 종합미술관으로 당초 계획을 잡은 만큼 모든 장르의 미술품을 수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특정 화백의 작품을 다수 유치할 경우 개인미술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과 함께 향후 전시운영 참여 등 운영상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도는 우선 충남미술사 정리와 위원회 자문 등을 통해 도립미술관의 성격과 운영방안을 결정한 뒤 민 화백의 작품 확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연 의원은 도의회 5분 발언을 통해 미술관과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통합한 라키비움 형태의 건립을 제안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도내 박물관이 공주와 부여, 천안, 충남역사박물관 등 4곳에 85%의 유물이 편중돼 있다는 점과 서산 등 내포권역에는 출토 유물과 유적을 소장할 박물관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도는 이와 관련해 도내 박물관 전체 소장품과 이관 가능한 소장품을 파악한 뒤 미술관 건립 타당성 조사에 해당 내용을 반영한 상태다. 도 관계자는 “9월 중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되면 미술관의 방향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다만 한국화 특화미술관은 공공성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립도서관은 내포신도시 문화시설지구에 사업비 370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지상 3층, 건면적 8265㎡ 규모로 조성되며 2023년 3월 문을 열 예정이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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