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부정승차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코레일은 동영상 촬영 앱을 이용해 KTX 정기승차권을 위조한 뒤 장기간 사용한 부정승차자 4명을 최근 적발했다고 한다. 열차를 무임승차하다 적발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지만 정기승차권을 위조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다. 정기승차권은 이용구간과 유효기간을 선택해 열차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승차권으로 45~60%가량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정기승차권을 구매해 동영상 녹화 앱으로 촬영한 뒤 승차권을 반환하는 수법이 동원됐다. 승무원이 검표할 때 미리 녹화해 둔 동영상을 정기승차권인양 보여주는 식이다. 이번에 적발된 한 부정승차자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21회나 위조해 22개월간 부정승차 했을 정도다. 수상히 여긴 승무원의 꼼꼼한 점검에 덜미가 잡혔다. 마음만 먹으면 위조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수법이고 보면 정기승차권 위조사범이 얼마나 더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장기간 들통 나지 않고 부정승차할 수 있었던 건 승차권 위조방지 시스템이 허술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코레일이 승차권 부정사용을 막고자 캡처 방지와 텍스트 롤링(흐름 문자)기능을 도입했지만 승차권 위조자는 동영상 촬영 수법으로 손쉽게 피해나갔다. 코레일은 스마트폰 승차권에 현재 날짜와 시간이 추가로 나타나게 하는 방식으로 동영상 위조를 원천 차단하는 대책을 내놨다.

코레일은 이번에 적발된 위조자에 대해 30배의 부가운임을 징수하는 절차에 나섰다. 부정승차는 양심을 속이는 행위다. 그럼에도 정기승차권 위조는 물론 열차 부정승차 또한 줄지 않고 있다. 코레일에 의하면 201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일반 열차와 광역전철의 부정승차 적발건수가 144만여 건에 부과운임이 130억원을 넘는다.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정승차를 차단할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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