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병관 원장
손병관 청주의료원장, 걷기·국민체조 생활화해야, 치아건강 위한 양치질 중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지만 우리에게는 가정의 달이라는 말이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들어 있어 가정의 달이라고 하겠지만, 특별히 나이 들면서 어버이에 대한 생각이 자주 나고, 그것도 이미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는 것은 많은 자식들이 갖는 잘 해드리지 못했다는 공통의 후회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배운 사자성어 ‘풍수지탄(風樹之嘆)’이나 소반의 조홍시를 보고 '품어가 반길 이 없을세 글로 설워하노라'라고 읊었던 시인의 글이 더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100세 시대를 말하며 누구나 100세까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과 그런 내용의 노래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료원장으로 5년 가까이 일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꼭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르신 본인의 삶의 질 문제와 친구들과 이야기 하며 나이든 어르신을 어떻게 모시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그 문제로 인한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 경제적인 문제 등의 심각성을 자주 느꼈기 때문이다.

5년 전 부임했을 때 걸어오시던 분들이 의료원 입구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어지고, 서로 인사하고 대화까지 하시던 분들이 언제부터인가 표정이 바뀌고 눈빛이 달라졌고, 병실에 계시다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셨다가 다시 오시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안 보이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

복지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건강복지임을 생각할 때 노인의학 분야에 더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가 필요함을 절감한다.

실제로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8-9년이 된다는 것은 그 긴 기간이 의료기관을 전전하며 병상에서 보내는 낮은 질의 삶이라는 생각을 할 때 더 그렇다. 이 8-9년의 긴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알아본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 ‘걷는 것’이다. 숨이 조금 가쁠 정도로 걷기를 권하나 그냥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도 걷기를 권한다.

노인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 '걷는 것이 만병통치 약'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걷는 것은 노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 '국민체조'다. 주변 사람들 중에 허리, 목, 팔다리가 아프다고 하며 앉거나 일어설 때 '아이구' 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럴 때 나는 '국민체조'를 강조한다. '보건체조'라고도 하지만 모든 국민이 다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국민 체조'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오랜만에 운동을 하다가 힘줄이 끊어졌다느니 골절이 되었다느니 숨이 차서 쓰러졌다느니 하는 말이 다 평소에 이 국민체조를 안 하기 때문이라고까지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병이 잇몸질환이다. 또한 치과질환은 한 번 생기면 절대로 회복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는 말을 치과 과장으로부터 들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치과 질환의 예방은 이 닦기가 전부라고 한다. 건강한 치아가 오복 중의 하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과 질환이 많고 또 괴로운 것인데 이만 열심히 닦으면 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하루 적어도 3번, 식사 후 3분 이내, 그리고 한 번 닦는 데 3분 이상 이 닦기를 실천하자. 그것이 복을 누리고 임플란트 등 치과 진료에 드는 거금을 절약하는 방법이니 미룰 이유가 없다.

건강보험이나 건강 예방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좋은 나라다. 미국 대통령마다 우리나라의 건강 보험 제도를 도입하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 했다.

나는 현대의학의 꽃은 예방의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가에서 실시하는 국가검진,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질병을 예방하고 또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고, 검진이 정상으로 나오면 자신감 속에서 나오는 삶의 질 향상,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에 더하여 공공보건의료 발전 계획이 더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데 그에 대한 기대도 크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으로 요약하며 강조하고 싶다. 건강을 잃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을 하지 말고 지금 당장 하자. 아는 것과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