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적게 필요한 '스마트혁명'은 여러 업계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고 빠른 배송을 선호하면서 물류 환경도 '스마트'하게 재편 중이다.

대표적으로 구글, 아마존, DHL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로봇을 확대 도입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로봇들은 창고에서 물건을 인지해 픽업하거나 화물들을 상·하역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제조업 노동자 1만명당 로봇 수를 말하는 '로봇밀집도'에서 한국은 531로 세계 1위다.

세계평균(69)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이고 2위 싱가포르(398)나 3위 일본(305)과도 차이가 크다.

한국은 세계 로봇시장에서도 중국·인도를 이은 아시아의 큰손으로 꼽힌다.

과학과 로봇의 발달로 인해 미래에 사라질 직업 2위에 '캐셔·계산원'이 꼽혔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및 취준생들이 꼽은 미래에 사라질 것으로 생각되는 직업 1위는 번역가였다.

직업들이 향후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이 기술을 컴퓨터나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응답률 93.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제 대다수 대형마트에서도 무인계산대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무인계산대는 계산원이 없이 고객이 직접 바코드를 찍고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유통업체들은 직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해 상반기 무인계산대를 도입한 뒤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점포, 120개 매장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도 현재 88개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4개 점포에 총 390여대의 셀프계산대를 공급하며 무인화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무인계산대 도입이 늘면서 업계에서 평균 1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까 하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마트산업노조는 8일 이마트 대전둔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 측이 무인계산대를 늘리면서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확산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마트가 무인계산대를 도입한 후 일반계산대를 줄이면서 계산원 인력감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이마트 측이 무인계산대를 전국의 60여개 매장으로 확대하면서 특정시간에 일반 계산대를 운영하지 않는 등 고객 불편을 초래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는 계산원들의 해고를 진행할 것이 자명하다며 무인계산대 확대 중단을 촉구했다.

마트산업노조 관계자는 “무인계산대로 인해 일반계산대의 노동 강도가 되려 높아지고 있다”면서 “억지로 일반계산대를 닫고 셀프계산대로 유도하다보니 고객들은 의사에 상관없이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무인계산대 운영을 이유로 직원에 대한 부서발령까지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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