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호 청주시 흥덕구 민원팀장

우리는 지금 청렴에 목마르다.

청렴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를 보면 '성품과 행실이 맑고 높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기록돼 있다. 청렴에 대한 고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도 여전히 우리는 청렴을 외치고 있다. 왜일까? 그만큼 실천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 속을 들여다보면 꽤 많은 분이 존재한다.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퇴계 이황, 충무공 이순신, 방촌 황희, 동포 맹사성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우리는 아직 청렴에 목마르다. 왜일까? 역사 속 인물들을 살펴보면 '청렴은 곧 청빈이다'라고 해석해도 좋을 만큼 궁핍한 생활을 고수하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난해야만 청렴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라고 생각한다. 역사의 인물들은 결코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물욕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을 실천한 것이리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청빈이 청렴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난은 부정부패의 유혹에 휘둘리기 쉽다. 그렇다고 부자여야 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돈이라는 경제력은 일한 만큼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면 충분하다. 물론 정당한 대가가 어느 정도이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으나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한 만큼에 대한 대가이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청렴이 습관이 된 나라라고 일컬어진다. 지난 2003년 핀란드 교육부가 골프장 주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교육부 장관이 해당 골프장의 회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대정부 질문이 쏟아졌고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 장관직을 사임한 일이 있었다.

핀란드 국민이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사람의 납세 내역을 국세청 정보 공개를 통해 알 수 있으며, 투명한 소득 공개를 바탕으로 각종 범칙금을 월 소득에 비례해 부과하는 등 생활 속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이는 공무원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도 청렴은 네가 지켜야 하는 덕목이 아니라 나도 너도 모두 지켜야 하는 덕목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아직 우리는 청렴에 대한 잣대가 공무원에게 훨씬 엄격하다. 어쩌면 당연하다. 공직에서 청렴이 이뤄져야 사회 전반에 확대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는 사람이 없으면 받는 사람도 없다'가 아니라 '받는 사람이 없으면 주는 사람도 없다'라는 것이 올바른 논리다.

부정부패란 뇌물에 국한한 것이 아니다.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 이것도 부정부패인 것이다. 현물이 등장하지 않았으니 괜찮은 것이 아니다.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음으로써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상대방에게 돌아간다. 상대방이 모르면 괜찮다? 아니다. 나의 양심에 '잘못이다'라는 생각이 스쳐 간다면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그 피해는 사회적 피해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렴은 공무원에게 필수 덕목이다. 청렴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그 고민 결과를 시책으로 발굴해 시민이 편안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청렴이고 공무원이 행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그 지름길이 모이면 사회가 행복하고 사회가 행복하면 그 나라 국민이 행복한 것이다.

뇌물만 받지 않으면 청렴하다는 소극적 청렴을 벗어나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천하는 적극적 청렴을 실천해 보자. 그러면 우리도 행복한 나라에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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