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용 청주시 안전정책과 민방위팀장

너무나도 가까이 있기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쁜 일상 속에 묻혀 감사함을 잊게 되는 이들. 항상 내 곁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다. 문득 같이 일하는 옆의 동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생각을 해본다. 늘 가까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소중함과 마음의 빚을 지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서로 아껴주며 도와줘도 모자랄 시간에 작고 사소한 것 때문에 혹은 보잘것없는 자존심 때문에 화내고 다투며 미워하지는 않는지를 말이다.

처음으로 공직에 발을 딛고 주어진 일을 해내기 위해 정신없이 보냈던 시간이 벌써 30년이 넘었다. 뒤돌아보면 첫 발령지 음성에서의 4년 6개월은 학교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 새로운 동료들과 조금은 다른 삶을 일궜던 시간이었다. 낯선 타지에 툭 던져진 순간 사실 겁도 나고 두려움도 많았다. 물론 음성에 머물던 시간이 어렵고 힘든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동료들로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성취한 성과로 행복한 시간도 많았다.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도 했으며 그곳에서 받은 정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하 간, 동료 간의 인간관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서 동료 간에 서로 존중해 주고 상대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대부분 직장인의 하루를 보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서로서로 배려하고 존중해 주는 마음이 없는 직장은 출근하기도 싫고 스트레스 또한 많을 것이다. 그만큼 배려와 존중이 중요함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것이 늘 아쉽기만 하다. 이렇듯 직장은 동료들 간에 의해서 이뤄지고 함께 일구어 가는 구조여서 이를 벗어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 특히 함께 일하는 직원끼리 관심을 가지고 유대관계를 통해 동료애를 갖고 필요할 때에 그 동료들의 힘을 활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화향백리 인향만리(花香百里 人香萬里)'란 말이 있다.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라는 뜻이다. 그만큼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소중하고 또 오래간다는 말이란다. 같이 있을 때 말 한마디에도 진심을 다하고 아픔까지도 같이해 줄 수 있는 관계, 나 자신보다는 동료들을 위해 먼저 배려하고 가진 것이 부족하더라고 돕고 베풀어주는 관계, 이런 관계들이 동료애가 아닐까 싶다.

사소한 업무 때문에 동료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럴 땐 내가 조금 손해 보는듯하게 일을 처리하면 마음이 편하다는 믿음이 있다. 직장생활의 보람은 재력도 아니고 높은 지위와 능력도 아니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가슴이 따뜻한 마음일 것이다. 먼저 '꽃보다 아름다운 동료'로 기억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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