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륙의 매운맛 '마라(麻辣)'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 쓰촨에서 건너온 마라 열풍이 국내 식품업계와 외식업계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마라의 주원료인 화자오는 산초, 사천후추라고도 불리며 사천지방의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마라를 활용한 음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매운맛과는 달리 자극적이며 알싸한 매운맛이 입 주위를 마비시켜 얼얼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마라탕은 사천식 샤브샤브에서 변형된 요리로 중국 요리인 '훠궈'와 비슷한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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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처음에는 국내에 유학을 온 중국 학생과 중국을 다녀온 적이 있는 교환학생 위주로 찾던 곳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호황을 맞았다.

마라탕 열풍은 각종 신조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역세권 아니어도 '마세권'(마라 음식점 근처)에 살아서 행복하다"거나 "혈중 마라 농도 측정해봐야 한다"는 표현이 수시로 소셜미디어에 등장한다.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마라 음식을 '찬양'하는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점심시간만 되면 식당 앞에는 마라탕을 먹기 위해 줄 서 있는 고객들로 붐빈다.

마라의 마(麻)는 마비, 라(辣)는 매운맛으로 '얼얼한 매운맛'을 의미한다.

마라를 맛본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아 혀가 얼얼해지는 맛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김 모(24) 씨는 "처음 마라탕을 먹었을 때 맵기 조절을 잘못해서 혀에 마비가 온 듯한 얼얼함을 경험한 후 다신 먹지 않겠다 다짐했다"면서도 "그 얼얼한 기분이 묘하게 그리워졌다"고 말했다.

얼얼함만이 마라를 유행하게 만든 요인은 아니다.

마라탕, 마라샹궈(매운 양념에 고른 재료들을 볶아서 내어주는 중국의 사천요리), 훠궈(얇게 썬 고기나 해산물, 채소 등을 끓는 육수에 넣어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 먹는 중국 요리) 등을 파는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재료를 골라 직접 마라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재료를 바구니에 담은 후 재료에 따라 가격을 지불하면 된다.

사람마다, 때에 따라 각기 다른 마라 음식이 만들어진다.

식품업계에서는 마라 인기에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최근 대중적인 사천요리 마라샹궈를 국민 간식 치킨에 접목한 신메뉴 '마라칸치킨'을 출시했다.

BBQ도 지난 1월 '마라 핫치킨'을 출시했다.

편의점 CU는 간편식부터 만두, 과자까지 다양하게 마라를 즐길 수 있는 'CU 중국 마라 시리즈'를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한 마라탕면은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5만 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마라만두와 볶음면, 마라족발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GS25는 '만한대찬 마라우육면'과 '마라땅콩' 2종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보편화로 현지 식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맛과 향은 낯설지만 현지의 향이 느껴지는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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