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선 겨냥 존재감 부각
2 김태흠, 측근 의원 설득
3 원내지도부 충청권… 명분 작용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충청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여야 4당의 선거제·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데 맞서 삭발 투쟁의 선봉에 선 배경을 두고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은 2일 여야 4당에 대한 항의 표시로 5명의 소속 정치인이 '집단 삭발식'을 가진 가운데 이 중 4명이 충청권 인사로 채워졌다. 당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을 비롯해 이장우(대전 동구)·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이 이날 삭발식에 참여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그 의미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1년도 채 남지 않은 내년 4·15 총선을 겨냥, 당내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차기 총선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영·호남은 특정 정치색이 뚜렷한 반면 충청은 특정 정치색을 고집하지 않는 표심으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던 만큼 지역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차기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정치적 함의가 포함돼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당이 이날 전국 순회 투쟁의 포문을 충청권에서 시작했다는 점 역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 표심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이와 함께 김태흠 의원이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 결집력을 높여한다는 판단 아래, 친분이 두터운 충청권 의원들을 설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성 의원의 지역구는 김 의원의 지역구와 인접해 있다. 세 의원 모두 충청권에선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구 의원들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대두된다.

여기에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대전 대덕구) 등 원내지도부 모두 범 충청권 인사라는 점에서 현 시국에 지역 의원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명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오늘 삭발식에 충청권 의원들이 중심이 된 이유를 두고 내년 총선과 연계한 여러 해석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한국당 입장에서는 패스스트랙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게 최대 고민이다. 때문에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의원을 중심으로 격렬히 투쟁하는 모습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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