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국면에 지역 공공에 비방성 현수막
욕설·속어에 시민들 눈살… “정치 불신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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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대전 중구 태평 5가를 비롯한 도심곳곳에 비방성 문구가 담긴 정당 현수막이 내걸려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STOP 지금까지 이런 야당은 없었다! 색깔론, 막말, 거짓말’(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文정권 경제파탄, 독재연장 막아내자’(자유한국당 대전시당) 

선거제·공수처·수사권조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곳곳에 비방성 문구가 담긴 정당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안 그래도 입법기관인 국회에 빠루(노루발못뽑이)와 장도리, 망치의 등장으로 ‘동물국회’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리마다 상대 정당을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정치 혐오증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대전시가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지난달 29일 전국 최초로 ‘불법현수막 없는 청정지역’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상당수의 현수막이 모습을 감췄지만,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낯 뜨거운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다.

여기에 욕설과 속어가 섞인 자극적 문구가 적힌 일부 단체의 현수막까지 더해지면서 ‘현수막 공해’가 되고 있다.

1일 시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많은 현수막이 모습을 감췄지만, 일부 거리에는 여전히 지역 정당들이 내건 현수막이 목격됐다.

이들 현수막에는 ‘색깔론’, ‘거짓말’, ‘독재연장’ 등 정책이 아닌 상대 정당을 비방하는 직설적인 단어들로 가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역 예산을 챙겼다거나 현안 사업을 추진했다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자화자찬성 현수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최근에는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 극한 대립으로 상대 정당을 비방하는 현수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를 보는 시민들의 눈초리는 곱지 않다.

국민 혈세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돼 있고, 지방의원들 역시 외유성 해외연수 등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수막에 적힌 비방성 문구들은 정치 불신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대전 서구에 사는 정모(47) 씨는 “정책이 아닌 상대를 비방하는 자극적인 문구들로 가득해 아이들 보기가 민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그런 현수막들이 오히려 정치 불신만 키우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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