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꿈꾸는 '살고 싶은 집' 다루면서도 팀 대결로 홍보 위험 줄여

▲ [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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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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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소재로 부동산 끌어들인 '구해줘 홈즈'의 영리함

대중이 꿈꾸는 '살고 싶은 집' 다루면서도 팀 대결로 홍보 위험 줄여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전 국민의 관심사인 부동산을 예능으로 끌고 온 아이디어는 '누가 먼저 시작했을까' 싶을 정도로 기발했다. 동시에 놀랄 만큼 안정적이다.

지난 2월 설 연휴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MBC TV 예능 '구해줘 홈즈'는 일반인 의뢰인이 일정한 조건을 달아 집 구하기를 부탁하면 연예인들이 발품을 팔아 대신 집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당시부터 참신하다는 호평을 얻으며 지난달 31일 첫 정규 방송을 시작했고, 이후 4∼6%대 시청률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해줘 홈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프로그램이 안겨주는 대리만족이다. 비단 궁극의 '드림하우스'까진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은 주택으로 옮겨가고 싶어하는 것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기 마련인 보편적인 욕망이다.

이 프로그램은 셰어하우스, 빌라, 단독주택, 아파트 등 다양한 주거형태를 소개하며 '내가 저런 집에 산다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지역과 의뢰인을 다양하게 선정함으로써 대리만족 이입의 여지를 넓힌 것은 특징이자 장점이다.

자칫 수도권 일색으로 뻔하게 흘러갈 수 있었던 프로그램은 1회부터 부산으로 이사를 원하는 의뢰인을 선정하며 나름의 파격을 시도했고, 독립을 꿈꾸는 '예비 1인 가구' 청년부터 5인 가족까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소개하기도 했다.

부동산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지나친 홍보로 흘러갈 위험이 있지만, 연예인 출연자들이 '복'팀과 '덕'팀으로 나눠 경쟁하는 포맷으로 홍보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것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로구 고척동의 오래된 가옥을 살펴보던 중 덕팀 노홍철이 앤티크한 인테리어를 장점으로 소개하자 복팀 팀장 박나래는 "옛집에서 나는 나무 냄새가 있다"고 지적했고, 4회에서 김광규가 창문이 난 욕실 욕조에 누워 '뷰가 좋다'고 치켜세우자 장동민은 "겨울에 난방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집의 장점만을 늘어놓고 싶은 팀과 눈에 불을 켜고 단점을 찾아내려는 상대 팀의 대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덕분에 균형이 맞춰진다.

박나래, 김숙, 김광규 등 여타 예능에서 강한 생활력을 지닌 캐릭터로 인기를 끈 예능인들은 '구해줘 홈즈'에 안정감을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들은 집을 구하러 다니며 가스레인지가 몇 구인지, 수압은 어느 정도인지,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얼마나 갖춰졌는지, 세면대와 변기가 단가가 낮은 '싸구려'는 아닌지, 집에서 편의시설과 교통시설까지는 몇 걸음인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특히 타일이 깔린 거실 바닥을 칭찬하는 데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사이사이 먼지가 낄 수 있기 때문에 줄눈 시공이 필요한 것 같다는 김숙의 지적은 프로그램 전체의 신뢰감을 키우기까지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8일 "이전까지 예능이 부동산을 다룰 때 '러브하우스'같이 집을 기부하는 콘셉트로 다뤘다면, '구해줘 홈즈'는 실제로 있는 집을 찾아 보여주는 데서 오는 정보의 힘과 몰입감이 있다"면서도 "다만 부동산은 예민한 소재인 만큼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야기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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