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독과점 논란' 오랜 숙제…3년 전부터 관련 법안 4개 계류중

▲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이 개봉일인 전날 총 133만8천781명을 불러모아 개봉일 최다 관객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모습. 2019.4.25 seephoto@yna.co.kr
▲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이 개봉일인 전날 총 133만8천781명을 불러모아 개봉일 최다 관객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모습. 2019.4.25 seephoto@yna.co.kr
▲ [출처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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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포털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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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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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9.4.22 zjin@yna.co.kr
▲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9.4.22 zjin@yna.co.kr
[팩트체크] 어벤져스 겨냥한 스크린 상한제?

영화계 '독과점 논란' 오랜 숙제…3년 전부터 관련 법안 4개 계류중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개봉 이틀째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급' 흥행을 예고한 가운데,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26일 어벤져스의 좌석점유율과 예매율이 각각 83%, 95% 안팎을 기록한 상황에서, "스크린 상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의 발언이 팬들을 자극한 모양새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정부가 어벤져스 겨냥해 스크린 상한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따랐고, 이용자들은 댓글을 달거나 메신저로 게시물을 공유하며 반발하고 있다.

자신을 우파로 소개한 구독자 약 9만명의 한 유튜버는 최근 '어벤져스 영화도 규제한다'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극한직업 같은 한국영화 독점할 때는 아무런 소리 안 하다가 재미있는 외국 영화가 잘 나간다고 하니 귀신같이 규제한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조회 수가 30만뷰에 이르고, 댓글도 3천개를 훌쩍 넘겼다.

또 다른 보수 성향 유튜버도 방송을 통해 "정부가 스크린 상한제, 일명 '어벤져스 규제'로 인기 영화 상영을 제한하려고 한다"며 "국민이 재미있는 영화만 골라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크린 상한제를 둘러싼 논의는 이번에 개봉한 어벤져스 시리즈 때문에 등장한 게 아니다.

국내외 영화를 불문하고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작품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영화계의 오랜 숙제로, 지난 2016년부터 스크린 상한제를 제도화한 법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관련 법안 4개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2016년 10월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는데, 두 법안 모두 복합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를 일정 비율 이상 상영하지 않도록 하는 스크린 상한제를 포함한다.

2017년 11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대기업 직영 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40% 이상 틀지 못하도록 하는 더 구체적인 안을 내놨다.

이 때는 한국영화 '군함도'로 인해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재점화한 시기다. 군함도는 2017년 7월 개봉 하루 만에 9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당시 기준 역대 최다 스크린인 2천27개 스크린서 상영됐다.


올해 들어서는 어벤져스:엔드게임 개봉 한 달 전인 지난달 26일 박 장관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과거 CJ ENM 사외이사를 지낸 박 장관이 일부 영화인들로부터 '스크린 독과점 금지에 소극적인 대기업 입장만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인사청문회에서 "영화계도, 국회도 반대하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 해결을 정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답변한 데 이어 취임 직후 영화계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스크린 상한제 도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재 문체부는 지난 15일 발의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영비법 개정안을 토대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개정안은 스크린 독과점이 심한 프라임시간대(13~23시)에 스크린 점유 상한을 50%로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스크린 상한제를 통해 독과점을 해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오래전부터 제기돼 계속 검토하던 사안인데, 최근 어벤져스 개봉과 상황이 맞물리면서 갑자기 규제 도입을 논의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할리우드 영화를 겨냥한 게 아니라 국내, 외국 모든 영화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선택할 기회를 모두에게 골고루 보장한다는 취지"라며 "여러 우려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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