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대박' 행진 속 직접 나서 응원 호소…"계속 많이 오셨으면 하는 마음에"

▲ [대구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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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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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여러분 안녕하세요"…안드레 감독이 SNS에 메시지 남긴 사연

'흥행 대박' 행진 속 직접 나서 응원 호소…"계속 많이 오셨으면 하는 마음에"

(대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근 프로축구 대구 FC의 소셜미디어에는 장문의 '편지'가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안드레 감독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이었다.

팀을 이끄는 안드레 감독은 이 글에서 "대구는 지금 굉장히 기분 좋은 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팬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23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한 번도 와 보시지 않은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며 '직관'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20일) 포항전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팬분들의 응원을 들으며 버스에서 내렸는데 정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12번째 선수로 여러분이 함께 해주는 힘이 정말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대구에서 일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감사드립니다"라고까지 썼다.

한창 시즌 중에, 그것도 외국인 감독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하지 않고 팬들을 향해 직접 메시지를 남기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는 안드레 감독이 구단 측에 직접 올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역을 거치긴 했지만, 내용은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2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경기 때 팬들의 '출근길 응원'에 큰 감명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히로시마전을 마치고 만나 이에 관해 묻자 안드레 감독은 "팬들의 응원이 힘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최근 우리 팀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저희가 이전엔 이런 상황이 많이 없지 않았냐"며 "포항전 때도 그렇고 선수들이 정말 큰 힘을 받고 있어서, 계속 많은 분이 오셨으면 하는 마음에 메시지를 전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 마음에 팬들이 응답이라도 한 것일까.

히로시마전이 열린 DGB대구은행 파크엔 1만74명이 찾아와 알루미늄 바닥에 발을 구르며 '골!'을 외쳤다.

결과는 0-1 패배였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고 팬들도 끝까지 힘을 실었다.

새 전용구장과 함께 초반 '돌풍'으로 여겨졌던 대구의 흥행 강세는 이제 점차 연착륙하는 분위기다.

개장 4경기 연속 매진이 기록됐고, 6경기 중 1경기를 빼곤 모두 1만 명을 넘었다.

특히 히로시마전은 평일 저녁 늦은 시간 열린 데다 비까지 내려 취소 표가 생겼음에도 1만명 넘게 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구단 관계자는 "전에 없던 관심에 익숙지 않던 선수들도 이젠 먼저 나서서 팬 서비스를 생각한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안드레 감독은 빗속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다음 경기는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사상 첫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대구는 히로시마전 패배로 F조 3위(승점 6)에 처졌으나 아직 16강 진출의 희망이 꺾인 건 아니다.

그는 "우리만 잘하면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고개 숙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면서 "멜버른(호주)과의 다음 홈경기에 초점을 맞춰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힘줘 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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