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개혁을 실천하는 교수연대(이하 체실련)가 엊그제 대전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제껏 체육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정작 구심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체실련 출범의 의미는 자못 크다. 대학 체육교수들이 나선 것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누구보다 체육계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이기에 그렇다. 그런 만큼 체실련이 체육계의 당면 문제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

체실련이 향후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는 창립 취지문에 잘 나타나 있다. 체육계는 아직도 전근대적 관료주의와 권위주의,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급속한 사회변화에 적응치 못하고 있다. 비교육적이고 비민주적인 제도하에서 발생하는 태생적 한계 속에서 체육교수들은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런 자기반성 없이 체육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모든 분야가 변혁하고 있는데 유독 체육계만 예외일 순 없다.

체육계가 안고 있는 현안은 학교체육의 정상화에서부터 체육단체의 합리적 운영에 이르기까지 한둘이 아니다. 학교체육만 해도 소수의 엘리트체육에 진력하다 보니 체육수업시간은 갈수록 줄어 존재가치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생활체육이 정착된 것도 아니다. 수십년 동안 같은 환경이 유지돼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의 바탕 위에 엘리트체육이 발전하는 게 정상적 구조다. 이런 유기적 연계성 없이 코앞의 성과만을 위해 엘리트체육에 집중한다면 기형적 체육구조는 더욱 고착되고 말 것이다. 체육단체 간 힘겨루기와 비민주적 운영방식도 고쳐야 한다. 비정상적 구조는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체육기구 개편 주장이 왜 나오는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특정 세력이나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체육 발전을 위한 공동 노력의 장으로 체실련이 제 역할을 해 주길 당부한다. 체육개혁을 위해 2년 전부터 준비를 해 왔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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