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1천417명 분석…"염증반응 더 활성화"

▲ [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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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비만, 똑같은 미세먼지 마셔도 고혈압 위험 더 커"

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1천417명 분석…"염증반응 더 활성화"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고혈압 위험이 증가하는데, 복부 내장비만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혈압 상승 위험이 더 크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와 국립암센터 김현진 박사 공동 연구팀은 복부비만 수준에 따른 대기오염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6∼2014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해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한 성인 남성 1천417명의 내장 및 피하 복부지방 단면적을 측정했다.

또 수진자들의 주소를 통해 거주지와 가까운 에어코리아 측정소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 증가하면 고혈압(수축기 140㎜Hg 또는 이완기 90㎜Hg 이상) 가능성이 약 1.3배 증가했다. 특히 단면적 200㎠를 초과하는 복부 내장지방을 가진 사람은 약 1.7배 더 늘어났다.

김현진 박사는 "미세먼지 노출과 내장지방 세포가 결합해 염증반응과 산화 스트레스가 더욱 활성화되면 결국 고혈압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00㎠ 이하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고혈압 증가영향은 없었다. 이는 피하지방의 경우 미세먼지와 고혈압과의 연관성에 큰 영향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지방세포는 염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활성산소종을 생산하는데 피하지방보다는 내장지방 축적과 더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박진호 교수는 "복부 내장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각종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크다"며 "미세먼지 노출이 해당 질환을 발병시키고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과 함께 복부 내장지방 감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게재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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