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국민안전의 날'은 안전에 안전을 더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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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국민안전의 날'은 안전에 안전을 더하는 날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4월 15일 20시 0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16일 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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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혁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심리학자 매슬로(A. H. Maslow)에 의하면 인간은 생리적 욕구부터 자아실현 욕구까지 다섯 가지 기본 욕구(needs)를 가지고 있으며 욕구의 충족은 하위 욕구에서 상위 욕구로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생리적 욕구 다음으로 안전의 욕구(safety needs)를 먼저 충족하려 한다.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는 바로 '안전’이다. 사전적으로 안전은 어떤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이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 또는 그러한 상태를 유지하는 일을 의미한다.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기이자 다섯 번째 맞는 '국민안전의 날'이다. 추모행사를 비롯해서 재난안전사고에 대비한 훈련과 함께 사회의 안전 경각심을 일깨우는 각종 이벤트도 개최된다. 안전은 의식으로 때론 정책이나 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연중 분야별로 안전 관련 기념일을 지정해서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각별한 관심과 의식을 확산시켜나가고 있다. 국민안전의 날을 비롯해 식품안전의 날(5월 14일), 방재의 날(5월 25일), 연안안전의 날(7월 18일), 원자력 안전의 날(12월 27일) 등이 그것이다. 그밖에도 공동주택 안전의 날, 산불안전의 날, 소방안전의 날 등 지역별로 기념일을 정해서 시행하고 있다.

5년 전 세월호 사고는 우리가 안전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무관심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참사였다.

하지만 그 통절한 아픔을 겪은 이후에도 다중밀집시설에서의 대형화재나 공사현장의 붕괴나 크레인 충돌사고 등 다수의 희생자를 초래하는 재난안전사고는 여전히 잇따르고 있다. 단순히 몇 가지 사례들로 다 설명할 수 없지만, 그만큼 사회 전반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이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것이다.

특히 인명피해가 수반되는 대형 재난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그 대부분 사고가 사전에 막을 수 있었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탄식이 반복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2위,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불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재난연감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7~2016년) 발생한 대형 재난안전사고는 총 66건으로 1년에 6.6회 꼴이다. 그로 인한 인명 피해규모만도 사망자 835명 부상자 1218명에 달하고 실종자도 51명이다.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양적 질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한걸음 나아갔지만 경제 수준에 비해서 국민안전 분야에서의 성숙은 아직도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높고 크지 않을 수 없다.

사고의 규모를 불문하고, 특히 거듭되는 대형 참사의 배경엔 실종된 안전의식과 함께 안전보다 효율을 앞세우는 안전불감증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공학분야에서 시스템의 안정성(reliability)을 다룰 때 중요한 개념의 하나가 '중복설계(redundancy)'라고 한다. 안전을 고려한 2중, 3중의 중복설계는 당장은 비용이 증가하고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시스템의 고장 확률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 생명 지키는 일에 관한 한 어느 정도의 중복설계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할 것이다.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국민안전의 날'을 맞아 '우리는 진정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 라고 자문해 본다. 물론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크고 작은 사고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비록 뒤늦은 외양간 고치기이더라도 무엇이던지 일단 고치기 시작하면 꼼꼼하게 제대로 고쳐서 유사한 사고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민안전의 날'이 일과성 기념일에 머물지 않고 '안전에 안전을 더하는 날'로 사람들 마음속에 의미 있게 새겨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