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호프집 감소… 실내 스포츠시설은 증가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회식에서 ‘흥’ 문화는 사라지고 ‘운동’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과거 한국 특유의 ‘흥’ 문화를 대표하며 골목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던 노래방과 호프전문점이 옛 영광을 잃어가는 반면 스포츠시설운영업은 증가하고 있다.

14일 국세청의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2009년 3만 4238곳이었던 노래방 수는 해마다 꾸준히 감소해 올해 1월 현재 3만 1179곳으로 줄었다. 대전지역 노래방 역시 감소 추세에 있다. 올해 1월 대전지역 노래방 수는 1341곳으로 지난해 동기 1384곳보다 43곳 줄었다.

이는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흥을 즐기던 ‘회식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이루자는 이른바 ‘워라밸’ 바람에, 혼자서 음주를 즐기는 ‘혼술 트렌드’까지 확산하면서 노래방으로의 발길이 줄고 있다.

노래방 문을 열어놓고 있는 곳도 사정은 좋지 않다. ‘회식 다음은 노래방’이라는 공식이 깨지며 노래방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모(52) 씨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접대문화가 사라지면서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부터는 2차 회식 장소로 노래방을 찾는 직장인도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는 주류회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노래방에 들어가는 맥주 수량이 30%가량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며 “노래방이 사라지거나 손님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호프전문점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월 대전지역 호프전문점은 1016곳으로 2017년 1월 1142곳에 비해 11% 감소했다. 2차·3차가 술자리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호프전문점의 매출이 감소하고, 이를 버티지 못한 사업자들이 결국 폐업을 선택하고 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2차·3차 술자리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회식, 모임을 간단히 끝내는 등 술자리 자체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 호프집 사장은 “회식이나 모임을 간단히 끝내는 등 술자리 자체가 줄어든 것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요즘 손님들은 예전에 비해 마시는 술의 양도 크게 줄어 매출도 줄었다”고 전했다.

노래방과 호프전문점이 사라지는 것과 달리, ‘과음’ 대신 운동을 하는 스크린 야구장, 실내 양궁장 등 스포츠시설운영업은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시설운영업 경우 대전은 2017년 111곳에서 올해 183곳으로 64% 증가했다.

스크린 야구장을 운영하는 김모(47) 씨는 “1차 회식 이후 스크린 야구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늘고 있다”면서 “과거 ‘과음’의 대명사였던 직장 회식문화가 이젠 술을 마시지 못해도 함께 즐기며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체험과 놀이문화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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