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부족…불통사례 속출
수도권 집중에 충청권 불편
LTE 전환시 데이터 끊겨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5세대(G) 이동통신 휴대전화 상용화를 시작했지만, 불안정한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5G 기지국 부족으로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뿐 아니라 5G에서 LTE로 전환되는 과정에 음성과 데이터 통신이 끊기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이동통신 3사의 5G 기지국 장치 수는 8만 5261개다. 이중 64%에 해당하는 5만 4899개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대전의 기지국 장치 수는 6%(5143개), 세종 0.9%(754개), 충남 3.3%(2834개), 충북 1.8%(1535개)에 불과했다. LG유플러스는 세종, 충남, 충북 지역에 5G 기지국 장치가 하나도 없었다.

충청 지역에선 ‘가뭄에 콩 나듯’ 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로 5G 서비스 가입은 무의미한 수준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지국 장치가 적게 설치된 충청지역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충남 논산에 사는 천모(30) 씨는 “처음 도입하는 5G 서비스가 완벽할 것이라고 기대는 안했지만 이정도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작할 줄은 몰랐다”면서 “지난 8일 5G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5G 신호가 잘 잡히지 않아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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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청권 5G 서비스 이용자의 상당수가 서비스를 가입했더라도 현재는 기존 LTE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G 휴대폰을 개통한 박모(28) 씨도 “5G는 거의 안 터지고 LTE로만 이용하고 있다”면서 “5G 신호가 잡혔을 때 사용해 봐야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는데  일단 제대로 잡히질 않으니 기존 LTE보다 나은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5G 신호를 잡다가 LTE로 전환됐을 때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도 문제다. 이모(33) 씨는 “5G 모드로 사용하다 보면 통화가 끊기거나 데이터가 먹통이 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한다”며 “통신사에 문의하면 ‘LTE 전용’ 모드로 사용하라고 하는데, 5G 요금을 받으면서 LTE로만 사용하라는 경우가 어디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5G 서비스에 대한 실망은 요금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통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최저 5만원에서 최고 12만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5만원대 요금제는 10GB(기가바이트) 미만의 데이터를 제공해 실질적인 5G 요금제는 8만원이 넘는다.

이 씨는 “요금은 요금대로 더 냈는데 5G를 사용할 수 없으니 돈이 아깝고 답답하다”며 “기지국 설비도 제대로 못 갖춘 상태이니 돈만 받지 말고 요금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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