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10회 바다의 날이다. 해양수산부는 '바다의 날 10년, 해양강국 1000년'이라는 주제의 기념행사와 함께 '바다헌장'을 선포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바다는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개척 영역이다. 더욱이 국토 면적의 4.5배나 되는 바다를 관할하고 있는 우리에게 해양은 미래를 보증할 수 있는 자원의 보고(寶庫)이자 삶의 터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다헌장' 선포를 통해 바다를 통한 도전과 해양강국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키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해양국이면서도 무한한 혜택을 제공하는 바다를 건강하게 지키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점에 대해선 등한시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개발시대 이후 무분별하게 추진된 매립과 간척사업, 하구둑 건설, 항만 및 산업단지 건설 등으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 폐해는 어장 황폐화와 어민 소득 및 생산성 감소로 이어졌다.

더욱이 서해는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엄청난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있는데다 지구온난화현상까지 겹쳐 서해 해양생태계가 급속한 악화일로에 있다. 남해안 일원에서만 발생했던 마비성 패류독소가 이달 초 태안군 일원에서 채취한 홍합에서도 검출돼 이 지역에 패류독소 주의보가 내려진 것이 그 증거다. 수산자원의 보고이자 천혜의 휴양·관광자원인 서해가 오염된 바다로 전락하면서 회복불능의 상태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간 무지와 무관심으로 인해 황폐화된 서해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분발해야 한다. 더 이상 서해를 경제 발전의 희생물로 삼는 정책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 개발과 환경 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개발'의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서해와 접해 있는 국가의 협조 및 네트워크화를 통한 국제 공조체제도 강화해야 한다. 해양 강국은 '선언'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뒷받침될 때 이뤄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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