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미집행 도시공원
구룡공원 일부만 100억 내 매입
환경단체 “거버넌스 성과 물거품”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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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범덕 청주시장이 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 최종 합의안과 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청주시가 2020년 7월 1일부터 일몰제가 시행되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중 8곳에서 민간공원개발을 진행키로 했다. 시가 매입키로 결정한 구룡공원은 일부만 매입키로 했으며 100억원 이내에서 매입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투데이는 청주시의 발표 내용과 함께 향후 쟁점이 될 부분을 짚어본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 최종 합의안과 시 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일몰제를 대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민대표와 전문가, 시의원, 공무원 등으로 민관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총 18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한 시장은 민간공원개발을 추진중인 잠두봉공원 등 6개 공원에 대해서는 거버넌스의 의견을 존중해 단일 합의안을 반영·추진키로 했다. 거버넌스가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고 복수안을 제시한 매봉공원은 민간공원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또 구룡공원은 생태·환경 중요 지역 중 일부를 청주시가 매입하고, 나머지 공원에서 민간공원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시는 정확한 매입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청주시의 재정능력을 감안할 때 100억원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시장은 “1조 8000억원이 소요되는 일몰 대상 공원 토지매입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거버넌스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공원 전체를 시가 매입하는 방안을 재정 형평상 내놓지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시민이 찾는 구룡공원 등 8개 공원에 대해 시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민간공원개발”이라며 “잃어버릴 수도 있는 70% 이상의 녹지라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청주시의 발표 후 ‘청주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는 즉각 반발했다. 이 단체는 ‘시민의견을 무시하는 한범덕 청주시장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청주시장의 최종 결정은 거버넌스 구성 전 집행부의 입장 그대로인 것으로 거버넌스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든 것”이라며 “국가적 재난사태인 미세먼지의 확산을 막고 청주시민의 건강한 삶을 지켜내기 위해 지금 시급히 필요한 것은 단 한 평이라도 녹지를 더 만들어내고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10일 오전 11시 시청 본관 앞에서 시의 결정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가 일몰제 대상 공원 중 구룡공원에 대해서만 일부 매입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시는 근린공원 중 가장 큰 공원으로 도심 내 위치해 이용도, 녹지체계, 주변 챙태환경 등을 고려해 중요도가 높은 공원이라며 매입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거버넌스에 참여했으며 민간공원개발을 적극적으로 반대한 시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달래기’ 차원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 같은 부분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까지 8개 공원에서 진행중인 민간공원개발은 아파트 건설이 중심이 되고 있다. 8개 공원의 민간공원개발이 진행되면 공급될 아파트 규모는 1만 2000여 세대에 달한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청주시의 아파트 시장을 감안하면 공급과잉 논란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이에 다라 시는 아파트 외의 사업을 제안하는 시행사에 가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내심 공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스포츠센터 등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민간 시행사가 아파트 외의 개발계획을 세울지는 미지수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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