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하면서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개 계열사를 보유한 한진그룹은 재계 14위로 자산규모만 30조5000억원에 달한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칼 지분 등 주요 상장사 지분 3000억원 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대한항공, 한진 등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진칼의 지분은 조양호 회장이 17.84%(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 등 조 회장 자녀들이 6.95%를 갖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평가금액은 지난 5일 종가 기준 보통주 2659억원에 달한다. 우선주는 2억1350만원 수준이다.

한진칼은 조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 28.95%를 보유해 지배력이 아직 확고하다. 조 회장이 별세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 등 형제들이 잇단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경영 일선 조기 복귀가 쉽지 않은 만큼 경영 일선에 홀로 남은 조원태 사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 공고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칼 외에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을 보통주 1만4130주(4억5000만원), 우선주 2만6698주(3억7000만원) 보유중이다. 조 회장 자녀들은 대한항공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조 회장은 이밖에 한진 지분 6.87%를 보유 중인데, 지난 5일 종가기준 296억6000만원 규모다. 조 회장 세 자녀의 지분은 각각 0.03%(4000주)씩으로 모두 합쳐도 0.1%(4억3300만원)가 채 되지 않는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대한항공(29.62%)의 대주주이자 한진(22.19%), 진에어(60%), 한진관광(100%)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주요주주는 조양호 회장 외에 KCGI(그레이스홀딩스)가 12.68%를, 국민연금이 6.64%를 보유중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 및 사내이사 직에서 물러났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주주권을 행사함에 따라 처음으로 퇴진하는 대기업 총수가 됐으나 이틀 뒤 29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조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한진칼 지분에 대한 세 자녀간 상속 분할여부 및 비율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진가(家)의 경우 조중훈 창업회장 사후 4형제에게만 사업분할이 이뤄진 바 있다. 대한항공(조양호), 한진중공업(조남호), 한진해운(조수호), 메리츠금융(조정호) 등으로 장녀인 조현숙 씨는 소수의 지분만 받았다.

이러한 선례 때문에 이번 조 회장 후계 구도에서 두 딸들이 어떤 사업을 물려받을지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장녀인 조현아 씨와 막내 현민 씨는 ‘땅콩회항’ 사건 이전만 해도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었다. 하지만 두 딸이 각종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고, 아들인 조원태 사장만이 현재 한진칼 등기임원을 비롯해 대한항공, 정석기업 대표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의 주식 지분 상속과 관련해 가족이 내야 하는 상속세 규모가 17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속세는 분납이 가능하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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