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인텍플러스 부사장

하버드의 로버트 케건 교수와 리사 라스코우 라헤이 교수의 ‘사람들이 변하지 않으려는 진짜 이유(THE REAL REASON PEOPLE WON'T CHANGE )’라는 논문을 소개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리자들도 이 부분을 알고 있지만 변화를 선도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 중요한 임무를 맡긴 직원들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절망하게 된다. 조직심리학의 입장에서 변화에 대한 저항은 반대나 현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자각하지 못한 무의식 중에 변화에 대응하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매니져가 꾸물거리는 이유는 본인이 감당하기 힘든 일이거나, 그 프로젝트를 너무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다시 어려운 일을 맡게 될 것을 걱정하는 무의식 때문일 수 있다. 또 본인의 업무에 매우 열심인 사람이지만 협업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협업 과정에서의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피하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일 수 도 있다. 관리자들은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고 세심하게 사람들을 이끌어야 한다. 이 과정은 사람들의 무의식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돌아보게 유도하거나, 본인 스스로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고통스러운 기분을 인정하는 것을 요구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부하 직원들이 정보를 적절히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중간 관리자가 있다. 현재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중간 관리자는 부하 직원들이 나쁜 뉴스를 가져오면 그 보고자를 쏘아 붙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다. 중간 관리자는 본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듣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사람들은 그가 그 일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인의 잠재의식 안에 있는 두려움이나 가정들은 대부분 실재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 두려움이 실재로 발생할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의식 속의 두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변화에 대항하는 직원들에 대한 일련의 과정들은 병증을 진단하고 그를 치료하기 위한 조직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변화에 대한 거부는 매우 복잡한 원인들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변화에 대항하려는 잠재의식을 표면으로 끌어내어 변화를 막는 내부갈등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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