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덕세 대전둔산경찰서 청사지구대 경장

흔히 '보이스피싱'이라 불리는 전자금융사기는 이제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방송 등에서 개그 소재로 흔히 쓰일 만큼 모두에게 익숙해 더 이상 누구도 당할 것 같지 않지만, 여전히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런데 전자금융사기 사례를 분석해보면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고령층보다도 고학력의 전문직 종사자나 젊은 층에서 피해가 꽤 발생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고령층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금융거래에 익숙하지 않아 직접 은행에 방문해 계좌이체를 하거나, 직접 현금을 인출하기 때문에 금융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경찰이 피해 발생 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찰은 그동안 전자금융사기 방지를 위해 금융기관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와 금융기관에 방문해 거액을 계좌이체 하거나 현금 인출하는 등 전자금융사기가 의심되는 경우 담당 직원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직접 현장에 출동해 대상자와 면밀한 면담을 거쳐 전자금융사기인지 확인함으로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손쉽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실시간 계좌이체를 하는 젊은 층의 경우, 경찰이 손 쓸 틈도 없이 이미 계좌 이체를 함으로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다. 역설적으로, 고령층에서는 어렵게 느껴 활용하지 못하는 실시간 뱅킹 시스템을 잘 알아 오히려 피해를 쉽게 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젊다거나 고학력 전문직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방심할 경우,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인해 그대로 전자금융사기에 당할 수 있으니, 그 어떠한 전화나 문자를 받고서도 성급히 돈을 인출해 건네든가 계좌 입금을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잘 알아서 절대 당하지 않는다는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정신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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