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영 대전·세종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의원

지난 3월초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국가 중 일곱번째로 '30-50클럽'에 공식적으로 가입했음을 밝혔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이고 해당국 국민수가 5000만명을 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OECD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긴 시간의 노동을 해야 하고, 대·중소기업 임금격차도 선진국에 비해 거의 두 배이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도 비합리적인 근로조건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또 '일·가정 양립' 문화 부재, 여성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대우, 대립적 노사관계 등 숙제들도 산적해 있다.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이러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 한 가닥 희망을 갖게 한다. 특히 우리지역에서는 대전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까지 창출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대전시가 '대전형 노사상생모델 좋은일터 조성사업'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사업은 전국지차체 중 최초이자 유일하며, 2018년 사업 추진결과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사업의 태동은 2017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문가 포럼 및 시민 공개토론회, 대전시 노사민정협의회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된 근로환경 개선 분야로는 근로시간 단축, 원·하청 관계 개선, 비정규직 보호, 일·가정 양립 등 기업문화 개선, 노사관계 선진화, 근로자 안전 및 편의시설 확충 등 6개가 있다.

2018년 사업 추진결과를 보면, 20개 참여기업 평균 1인당 근무시간이 주당 4.4시간 단축됐으며, 이를 통해 584명이 신규로 채용됐다. 또 원·하청 회사 정기협의회 운영, 대금결재시일 단축, 원·하청 회사 간 임금격차 해소 노력 등을 이끌어 내었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경우 원청회사의 임금인상 비율은 3.9%인 반면, 하청회사는 4.9%로 책정했다. 이 사업을 통해 133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일·가정 양립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대부분의 참여기업들이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 또한 노사 간 갈등관계를 청산하고 협력하는 관계로의 전환을 모색하였다.

대전시는 '좋은일터 조성사업'을 시의 중요 일자리정책으로 전환했으며, 2020년부터는 중앙정부 지원을 받아 사업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대전시와 같이 대규모 신규 산업단지의 조성이 제한적인 도시에서는 기존 기업들에 대한 근로환경을 개선하여 근로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여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전략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모쪼록 대전시의 시의적절한 정책이 계속해서 성공신화를 써나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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