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남지역을 비롯한 전국 대학가에 ‘김정은 서신’을 표방한 대자보가 나붙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대전경찰과 지역대학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30분경 대전 목원대 학생회관 게시판에 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게시됐다.

대자보를 확인한 학교 직원은 발견 즉시 대자보를 떼어내고 경찰 등에 관련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에선 보령 아주대, 세종 홍익대, 천안 나사렛대, 단국대 등 대학 4곳의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같은 내용의 대자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종이 2장으로 이뤄진 대자보는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과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신 형태를 빌려 작성된 이 대자보에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 탈원전 정책, 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 담겨있다.

대자보 마지막에는 ‘주체 108년 4월 1일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이란 이름으로 게시자를 적어 넣었다.

'전대협'이라고 밝힌 이 단체는 오는 6일 서울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며,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도 있다.

전대협은 1987년 결성됐다가 해체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약칭인 '전대협'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당 단체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자보는 대전 1곳을 비롯해 충남 4곳,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기, 강원, 전남, 경북 등 전국 각 지역 대학교 등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대자보 내용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확인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불법옥외광고 게재 등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대자보가 주말에 게시돼 학교 관계자가 발견 즉시 수거했다“면서 ”특별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해당 대자보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이나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더 확인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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