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뇌경색은 뇌 혈관이 막혀 피를 공급받지 못해 뇌 조직이 괴사되는 질환이다.

뇌 조직이 괴사하면 괴사한 뇌 조직의 위치에 따라 한쪽마비(편측마비), 언어장애, 감각장애, 의식장애, 시야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 조직 괴사는 영구적 손상이어서 뇌경색이 발생하면 휴우증으로 장애가 생긴다.

이런 후유장애를 최대한 줄이려면 막힌 혈관을 뚫어서 피가 다시 흐르게 해야 한다.

증상이 발생한 지 6시간 이내에는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넘겨 도착하면 뇌세포를 다시 살려낼 수 없고,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오히려 혈관이 터질 수 있어 시도가 불가능하다.

뇌경색은 시간이 생명이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 김민지 과장의 도움말로 뇌경색에 대해 알아본다.

▲“좋아질 줄 알았어요”

뇌경색 환자는 매일같이 응급실에 온다. 한쪽 마비가 있거나 말이 어눌하고 안나오는 경우, 한쪽 감각이 이상하고 의식이 저하된 환자 등 다양한 증상을 갖고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이렇게 얘기한다.

“언제부터 이러셨어요?”

“한 2~3일 됐어요.”

“그런데 왜 이제야 오셨어요?”

“좋아질 줄 알았어요.”

신경과 의사 듣는 말 중 가장 안타까운 말이다.

▲일찍 도착할수록 치료 가능성 커져

63세의 한 환자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말이 어눌하고 왼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며 응급실을 찾았다.

증상이 생기고 나서 1시간 만이었다.

첫 진찰 시 왼쪽 팔다리 힘이 오른쪽에 비해 50% 정도 떨어져 있었고, 발음이 어눌해 마치 술 취한 사람이 말 하는 것 같았다.

사진1_뇌 MRI 사진.jpg
왼쪽은 뇌 MRI 사진이다. 괴사된 뇌조직은 MRI에서 하얗게 보이는데 빨간 동그라미 부분에서 괴사된 뇌조직을 조금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은 뇌 관류 CT 사진이다.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적을수록 빨갛게 보이고 많을수록 파랗게 보인다. 양쪽의 빨간 동그라미 부분은 서로 같은 부분이다. MRI에서는 뇌조직이 아직 괴사되지 않은 것으로 나오지만 뇌 관류 CT에서는 뇌혈류량이 매우 떨어져 빨갛게 보인다. 이대로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MRI 사진 속 빨간 원에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점점 넓어질 것이다.

사진2_시술 전후 뇌 관류 CT 사진.jpg
왼쪽은 시술 전 뇌 관류 CT 사진이다. 뇌 관류 CT에서는 뇌로 가는 혈류량이 적을수록 빨갛게 보이고, 많을수록 파랗게 보인다. 왼쪽 사진에서는 뇌혈관이 막혀 피가 가지 않아 빨갛게 보인다. 오른쪽은 시술 후 뇌 관류 CT 사진이다. 뇌혈관이 뚫리며 뇌혈류가 다시 유지돼 파랗게 보이고 있다.

사진3_시술 전후 뇌혈관조영술 사진.jpg
왼쪽은 시술 전 뇌혈관조영술 사진이다.

긴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서 혈관이 막혀 잘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 부분의 혈관이 막히는 바람에 뇌 조직이 점차 괴사되고 왼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오른쪽은 혈관을 막고 있던 혈전을 제거한 후의 사진이다. 짧은 화살표들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혈관이 다시 뚫려 시술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혈관을 볼 수 있다.

이 환자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왔었다. 치료시기를 놓쳤다면 남은 생을 한쪽마비가 있는 상태로 살아가야 했었지만, 일찍 치료받은 덕분에 열흘 후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로 걸어서 퇴원했다.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 뇌경색, 시간이 생명이다!

막힌 혈관을 뚫는 방법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맥용 혈전용해제를 주사로 투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혈관을 뚫는 방법이다.

정맥용 혈전용해제는 증상 발생 직후 4시간 반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사용할 수 있다.

4시간 반 이내에 도착했다고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약에 의해 막힌 혈관이 뚫리는 경우는 투여받은 환자의 약 30% 정도이다.

뇌혈관조영술을 통한 물리적 혈전제거술은 증상 발생 직후 6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시도할 수 있다.

역시 6시간 이내에 도착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술 성공률이 100%가 아니며, 모든 의료기관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술 가능한 경우가 일부 제한돼 있고 성공률이 100%가 아니라는 이유로 본인의 성공률을 생각하거나 혈전용해제 또는 혈전제거술이 시행 가능한 경우인지 따져볼 필요는 없다.

우선 즉시 병원에 도착해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환자는 그저 빠른 시간 안에, 늦어도 6시간 안에 뇌혈관조영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도착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뇌경색의 골든타임이다.

침묵의 살인자 뇌경색 의심스러우면 한시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만 꼭 기억하자.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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