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
1995년 의료진 중심 돌봄서비스 시작… 복지부 제1호 권역별 센터 지정, 대전·세종·충남·충북권 거점 운영·인력 양성… 가족소풍·소원 달성 프로그램 감동

▲ 충남대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인력 표준교육 입학식. 충남대병원 제공
[충청투데이 김일순 기자] 우리나라에서 암으로 사망한 환자 10명 중 2명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별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호스피스 전문기관에 대한 만족도는 9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충만한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돕고, 편안한 임종으로 유도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지 않았던 20여 년 전 공공보건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가진 의료진들이 봉사활동으로 호스피스 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렇게 첫발을 내디딘 충남대병원은 이후 호스피스 완화 의료 분야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며 국내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런 공로와 성과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로부터 제1호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로 지정을 받아, 폭넓은 호스피스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와 함께 호스피스 전문기관들에 대한 진료와 연구, 홍보,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으며 사별 후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말기암 환자의 20%가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

우리나라에서 호스피스는 1965년 강릉의 한 수녀회에서 의료선교활동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민간 위주로 차츰 발전됐지만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못했고, 죽음과 연관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확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가 국민복차원에서 호스피스 제도화에 나서 2003년~2004년 말기암 환자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호스피스 전문기관 지정과 호스피스 병동 건강보험수가 적용, 가정형 및 자문형 호스피스 수가 시범사업 등을 통해 체계를 갖추게 됐다. 또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면서 2008년 7%대에 머물렀던 호스피스 이용률은 2017년 20%대까지 확대됐다. 아울러 호스피스 전문기관도 지난해 84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암관리법에 근거해 운영됐던 호스피스 제도는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호스피스 서비스 유형도 입원형과 가정형, 자문형 등 3가지 유형으로 정의가 됐다. 대상질환도 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 간경화,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확대됐고, 중앙호스피스센터와 권역별호스피스센터를 지정, 운영되면서 호스피스 서비스도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공공의료기관 중 최초로 호스피스 돌봄 서비스 제공

충남대병원은 1995년 말기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의료진 중심의 봉사활동으로 호스피스 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공공보건의료기관 중 사실상 최초다. 말기암으로 진단을 받아 공포스러운 통증과 임종을 연상하게 되는 시기부터 비록 완치될 수는 없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데 충남대병원 의료진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충남대병원 호스피스팀은 2004년 보건복지부의 말기암환자 호스피스 시범사업에 참여했고, 2005년에는 충남대병원 호스피스 후원회가 발족, 적극적인 후원사업도 펼쳐오고 있다.

◆‘국민의 삶에 의미를 더하다’, 보건복지부의 제1호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로 지정

충남대병원은 '국민의 삶에 의미를 더하다'를 슬로건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제1호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로 지정됐다. 이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를 반영, 중앙 호스피스센터와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를 지정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5월 대전지역암센터에서 현판식을 가진 충남대병원 권역 호스피스센터는 대전·세종·충남·충북권에서 호스피스 사업 운영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호스피스전문기관의 진료와 연구, 홍보, 교육을 담당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말기 환자와 가족에게 마지막까지 좋은 삶 제공하는 동반자

충남대병원 권역 호스피스센터는 권역 호스피스전문기관과 보건소, 대전시와 연계회의를 통해 저소득층과 의료취약계층 대상자를 조기 발굴하고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스피스 사업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소진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는 지속적인 임종환자들에 대한 돌봄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인 소진과 과중한 업무 등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말한다. 힐링 워크숍 등을 통해 실무자들에게 이완과 휴식을 제공, 이직률을 낮추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호스피스 전문인력 인프라 확보를 위한 필수인력에 대한 교육과정 운영도 담당한다. 호스피스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활동도 한다. 닌파트 경로당과 관리사무소, 복지관 등을 찾아 1대 1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안내와 설명을 한다. 말기환자의 자기결정권 존중에서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증상을 효율적으로 조절해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알려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는 것이다.

사별아동 지원프로그램인 ‘별바라기’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임종 환자의 남겨진 자녀 중 경제적으로 어및운 초중고교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상담을 통해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호스피스전문기관의 사회복지사들 추천을 받아 부모를 사별한 한부모가정 자녀들 중 지원과 들려가 필요한 사례를 발굴해 1년에 8명에게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가족소풍과 소원 들어주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를 잃은 슬픔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고 씩씩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증 말기 환자를 위한 커뮤니티 케어 컨텐츠도 개발한다. 중증 말기 환자를 위한 지역사회 중심의 커뮤니티 케어 컨텐츠 개발이 시급하지만 필료 인력과 전문성 등 여러가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정부와 지자체와 함께 가정형 호스피스 개설 기관 확대를 위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향후 가정형 호스피스 기관이 커뮤니티 케어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수익성은 기대할 수 없지만 지역민 위한 공공보건의료기관 책무 성실하게 수행

호스피스 서비스는 건강보험수가 보상과 정부의 보조금 제도로도 수익성이 낮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쉽게 확대될 수 없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충남대병원은 입원형과 가정형, 자문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면서 수익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권역 호스피스센터를 지정받아 운영하는 것은 지역민을 위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책무를 다 하기 위한 차원이다. 윤석준 권역호스피스센터장은 "우리나라 호스피스 서비스가 골고루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충남대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가 중심이 되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