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용규에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중징계’
베테랑 우대 옛말로… ‘세대교체 무게’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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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한화이글스가 팀의 중장기적 방향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야구계를 들썩인 이른바 ‘이용규 사태’에 강경대응하면서 경험 우대 중심의 프로야구 지형도에 대한 변화를 야구 팬들도 체감하게 됐다.

23일 정규리그 개막전서 두산에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한화는 하루 전인 22일 팀 자체적으로 이용규에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경기 외적으로 더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참가활동정지는 말 그대로 구단이 주최하는 경기와 훈련 및 행사에 선수가 일체 나설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용규가 FA계약 체결 직후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에 구단 징계위원회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벌을 내린 것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이용규는 한화에서 뛰지 못하며 당장 훈련도 참여하지 못한다.

이와 관련 KBO규약에는 3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는 부상이나 질병이 아닌 부진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면 연봉 300분의 1의 50%를 1군서 제외된 일수에 따라 삭감한다고 규정한다.

연봉 4억원인 이용규의 일당이 133만원에서 66만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올 시즌 끝까지 한번도 1군에 등록되지 않을땐 2억원 가까이 줄어든 연봉을 받게되지만 삭감된다고 하더라도 한달 월급은 2000만원에 달한다. 한화 구단 입장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에게 1년에 2억원 이상을 지급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대해 침묵일변도의 이용규는 수긍했고 구단도 더 이상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최소한 팀의 방향, 질서에 대한 기준에 맞추는데는 성공했다는 평이다.

금전적인 손해를 보면서까지 이용규에게 중징계를 내린 이유는 ‘더이상 베테랑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구단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것이 중론이다. 10개 구단에서도 주목했던 이번 사태에 한화가 세대교체에 대한 일관된 자세를 보이면서 베테랑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엄연한 현실임을 보여준 것이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유사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일벌백계 차원에서 구단 자체 징계 중 최고 수위를 결정했다”며 “이용규 선수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시기와 진행방식이 팀의 질서와 기강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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