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봄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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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봄은 희망이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3월 20일 19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3월 21일 목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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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 이해인 ‘봄 일기’중에서

따뜻한 봄이 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본다. 올겨울은 다행히도 큰 추위 없이 비켜가 주니 고마울 뿐이다. 다만, 강수량이 부족했던 겨울 가뭄이 계속 이어질까 걱정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겨울잠을 자던 생명들은 하나둘 깨어난다. 땅의 기운을 품은 푸릇푸릇한 새싹들은 초록빛을 내뿜으며 기지개를 켠다. 나무들도 수개월 동안 추위 때문에 펴지 못했던 허리를 더 꼿꼿이 세워본다. 햇살과 바람마저 봄내음을 머금고 더 가까이 다가온다. 봄은 홀로 오지 않는다. 햇살, 바람, 봄비까지 어깨동무하며 찾아온다.

세상의 만물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봄을 알리고 있다. 더 밝게 더 빛나게 알리고 있다. 사람들도 삼라만상이 나르는 봄을 마음껏 누린다. 가장 먼저, 향긋한 나물이 반긴다. 이 시기의 나물들은 겨울 동안 부족했던 비타민과 영양소를 보충해 주기에 충분해서, 꼭 먹어야만 할 것 같다. 냉이, 쑥 등 여린 나물을 조리하는 날은 집안에 온통 봄 향기로 가득하다.

아침 일찍 거리에는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역력하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등원하는 어머니도 함께 긴장된 모습이다.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를 벗어서인지 발걸음은 한층 가볍다. 봄이기에 그렇다. 지금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 그림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뭇가지에 목련의 꽃봉오리가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봄의 눈꽃이라 불리는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꽃이 온 거리와 산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그 아름다움을 즐기는 상춘객들은 벌써부터 꽃놀이 갈 생각에 즐겁다. 일 년 중 오직 지금만 누릴 수 있는 호사를 놓치고 싶지는 않다.

봄과 함께 오는 것은 따듯한 햇살, 바람만이 아니다. 설렘과 기대, 희망까지 품고 온다. 년 초에 세웠던 다짐들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되짚어보는 때도 지금이다.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잠시 멈칫했던 계획들은 이 계절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새롭게 시작할 기회가 남아있는 것이다.

마침, 오늘(21일)이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인 춘분(春分)이다. 춘분은 추운 겨울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때로,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이날을 전후해서 한 해의 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한 해의 살림살이를 시작하는 것이다. 또 이날 날씨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점치기도 했다. 농사가 주된 생업이었던 옛 사람들에게 봄은 한 해의 농사가 잘 되길 바라는 희망이 담겨 있는 계절이었다.

봄이 우리에게 주는 희망을 나도 사랑하는 대전 시민에게 나눠드리고 싶다.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에게 용기를 드리는, 봄을 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난겨울 긴 추위 속에서도 생명들은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포근한 기운이 찾아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린 것이다. 우리도 아직은 어렵지만, 이 시기를 잘 이겨내면 머지않아 모두가 행복한 대전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새봄의 시작과 함께, 시민에게 희망이라는 선물을 안겨드리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 내가 먼저 봄이 되어 다가가야겠다. 시민 모두가 나에게 힘을 주는 것처럼, 나 역시 시민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봄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