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대전의 새 야구장(베이스볼 드림파크) 신축 부지 선정결과 발표를 앞두고 자치구 간 유치 경쟁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앞서 중구의회 의원들의 삭발 투쟁에 이어 동구에서도 야구장 유치를 위한 단식 농성까지 펼쳐지면서 유치경쟁은 극도로 과열되는 양상이어서 향후 선정결과 발표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질 전망이다.

김용원 동구 비서실장은 18일 단식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입장발표문을 통해 “대전시는 지난달 보도자료 한 장짜리 분량으로 야구장 부지 선정기준을 발표했다”며 “이 내용은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며 객관적이지 못한 성정 평가 항목으로 선정 방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최근 시의 야구장 부지 선정기준 발표에 대해 객관성 결여를 지적하며 지난 17일 대전역 광장 꽃 시계탑 앞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는 “이는 야구장 입지 선정 결과 발표를 한 달여 앞두고 용역의 객관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시를 향한 시민들의 정책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김 비서실장은 또 시의 움직임이 시민을 위한 입지 선정이 아닌 정무적·정치적 판단으로만 움직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중구도 허태정 시장의 선거공약 원안 이행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7일 중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김연수, 이정수, 안형진 의원 등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중구의 야구장 입지 선정을 주장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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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대전시 블로그 캡처
이밖에 대덕구는 구 체육회 이름으로 서구와 유성구 등 타 지역 주요 교차로에 야구장 유치 홍보를 위한 현수막을 게시했다가 눈총을 받으며 하루만에 모두 회수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유성구의 경우 의회의 결의문을 통해 “호남고속도로 유성IC와 인접해 최상의 교통 접근성과 부지 확보가 용이한 구암역 일원이 최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자치구별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허 시장이 그동안 강조해 왔던 ‘갈등 조장 방지’는 무색해지고 있다. 특히 입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단식 등 극단적 방식까지 동원되면서 향후 입지 선정결과 발표에 따른 후폭풍까지 예견되는 상황이다.

현재 시는 이달 중 새 야구장 입지 선정결과 발표를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최근 자치구별 유치 경쟁 과열 양상에 따라 오는 21일 예정된 시정브리핑을 통해서도 새 야구장과 관련된 언급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는 선정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입지 조건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야구장 유치를 위한 자치구별 경쟁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지만 공정한 평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결과 발표 이후 파장으로 인해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는 만큼 지나친 유치 활동은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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