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생산 활동 제약으로 4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서다. 연구원은 미세먼지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4조2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이다. 미세먼지 피해액이 구체적 수치로 제시된 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보다 미세먼지 상황이 더 악화된 올해는 경제적 손실이 더 클 것이다.

연구원은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하루당 손실을 1586억원으로 계산했다. 실외 생산 활동에 제약을 받거나 매출에 타격을 입는 걸로 봤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실외에서 작업을 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주로 실외에서 일하는 농·어업의 피해가 많다. 관광산업도 직격탄이다. 공원·유원지 등의 방문객이 뚝 끊긴다고 한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생산 활동에 제약이 크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미세먼지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종전에도 비슷한 연구 결과는 있었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 증가하면 대형마트의 판매가 약 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연구결과를 보던 미세먼지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는 건 분명하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과제가 남는다. 한해 4조원 이상을 앉아서 날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4조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잡는 게 훨씬 더 이익이다.

보고서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중국 등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을 세울 수 있다. 미세먼지 책임론을 부인하는 중국을 어떤 식으로든 공동연구에 끌어들여야 한다. 저소득층은 여력이 부족해 미세먼지 대응에도 미온적이라고 한다. 공기정화시설 보급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 마련도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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