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전국에서 222건의 산불로 68㏊의 산림이 소실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산불위험지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해 '높음' 단계에 돌입했고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산불위험지수는 낮음(51미만), 보통(51~65), 높음(66~85), 매우 높음(86이상) 등 4단계로 구분한다. 산불발생 건수의 절반 가까이가 3~4월 봄철에 집중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논밭두렁을 태우다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전체 산불발생 건수의 30%나 된다고 한다. 농촌에서는 해충을 없앤다며 관행적으로 논밭두렁을 태우고 있다. 하지만 논밭두렁 태우기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논밭두렁을 태우면 일부 해충을 없앨 수 있으나 천적과 이로운 해충도 함께 죽어 오히려 병해충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산림인접지역에서 논밭두렁이나 쓰레기 등을 무단으로 태우는 건 불법이다. 부득이 소각할 일이 있으면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논밭두렁 태우기는 생태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논밭두렁을 태우면 70여일이 지나야 식물과 동물상이 복원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그러고 보면 논밭두렁 태우기는 농사엔 도움이 안 되고 산불의 주범격인 셈이다. 논밭을 태우다 불이 몸에 옮겨 붙어 부상을 입기도 한다. 당국이 논밭두렁 태우기 근절을 위한 계도에 나서고 있지만 산불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일순간 엄청난 피해를 일으킨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산림청은 오늘부터 다음달 15일까지를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총력 대응태세에 나섰다. 최근 10년간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에 발생한 산불은 128건에 피해면적은 296㏊에 달한다. 특별대책기간에도 산불피해가 큰 걸 보면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당국은 선제적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시민들은 산림 내에서 화기를 다루지 않는 등 산불방지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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