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칼럼] 만종(晩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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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칼럼] 만종(晩鐘)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3월 12일 20시 0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3월 13일 수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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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대전둔원고등학교장

프랑스에 장 프랑스아 밀레라는 화가가 있다. 농촌에서 태어난 그는 일생을 통해 전원밖에 보지 못했으므로 내가 본 것을 솔직하게 그리고 능숙하게 표현할 뿐이라고 말하며 다수의 명작을 완성하였다.

그의 대표작인 만종은 황혼녘에 한 남자와 여자가 삼종기도를 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 삼종기도는 천사가 성모마리아에게 성모 영보를 알리는 상황을 상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서 기도한다. 작가는 이 그림이 옛적에 할머니가 들에서 일하다가 종이 울리면 일을 멈추고 죽은 이들을 위해 삼종기도를 드리는 것을 생각하면서 그렸다 한다. 이렇게 유명한 화가가 프랑스의 평범한 농촌의 농가에서 살았던 보통사람으로 멋진 그림을 세상에 선보인 것은 무엇일까? 그와 친한 친구 중에 레오도르 루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밀레의 그림이 팔리지 않고 어렵게 사는 것을 본 루소는 다른 사람이 그림을 산다고 거짓말하고 300프랑을 건네 그림을 받았다. 그 후 밀레는 형편이 나아지면서 감사의 표시를 위해 루소의 집에 갔더니 그 그림이 집에 걸려있었다고 한다. 친구의 자존심을 살리면서 그의 역량을 이어가게 도와준 친구가 있었기에 만종 같은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밀레의 만종이 주는 의미는 그림의 장엄함과 그림에서 보이는 진실과 사실과 인생이지만 어떤 이는 그림의 가치에 관심을 갖고 어떤 이는 그림의 상태, 의미를 보지만 배고픈 어린 시절에는 그림속의 감자가 먹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또래 대부분은 어려서 배고프게 컸기 때문에 진실이나 인생을 위한 배움보다는 배고픔 즉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림보다 화가의 스토리일지도 모른다. 평범한 화가였던 그를 세계적인 화가로 만드는데 말없이 헌신적으로 도와준 루소 같은 친구가 스토리의 중심이다. 그 친구가 단지 돈만 친구를 위해 주었겠는가? 아마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사회적인 많은 것을 줬을 것이고 함께 했을 것이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가 있다면 바로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 말없이 옆에서 도와주고 용기를 주고 기회를 주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길을 열어주는 친구 같은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나에게도 루소 같은 친구가 필요하다. 아님 내가 누군가의 루소가 되어야 한다.

가능성이 있는데 여건이 안돼서 어려움을 겪는 인재들을 위해 우리는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가 해주겠지, 교육청이 해주겠지 하는 생각은 너무 이기적이다.

우리 어릴적 이웃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동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여럿이 모아지는 그 힘은 진실로 위대하고 큰 것이다. 험한 세상에 어려운 이를 돕는 것은 아이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선물하는 것과 같다. 지금 우리사회, 우리학교에서는 모두에게 루소 같은 친구가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루소 같은 친구가 되려는 마음이다. 학생들이 이를 알아야 하고 가슴에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글이 뭐 그리 중요하겠나? 맘에 있고 변화를 주는 힘이 있어야지. 먼 앞을 내다보는 비전과 우정은 참 좋은 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