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서 육성선수 신분으로 시즌 시작…5월부터 정식선수 전환 가능

▲ (영종도=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좌완 권혁이 8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영종도=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좌완 권혁이 8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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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권혁의 출발은 5월 1일…"늦은 출발이 좋은 결과로"

두산서 육성선수 신분으로 시즌 시작…5월부터 정식선수 전환 가능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선수들 대부분이 2019년 KBO리그 개막일인 3월 23일을 기다린다.

하지만 권혁(36)의 '알람'은 5월 1일에 맞춰졌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권혁은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늦게 시즌을 시작하니까,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더 많아진다"며 "늦은 출발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은 올 시즌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인 1월 31일 이후에 두산과 계약해 '육성선수' 신분으로 2019시즌을 시작한다. 육성선수는 규정상 5월 1일부터 정식 선수 전환이 가능하다.

복잡한 사연이 있었다.

권혁은 원소속구단 한화 이글스와 순조롭게 연봉 협상을 했으나, 자신이 2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한 뒤 팀에 방출을 요청했다.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한화에서는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한화는 고심 끝에 권혁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권혁이 2월 1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되자 복수의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한 두산이 2월 3일 권혁과 계약했다.

권혁은 "새로운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구단마다 다른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선수 개인이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할 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다만 올해 권혁은 '속도'를 조금 낮췄다. 권혁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까지만 소화했다.

권혁은 "몸 상태는 당장 실전을 나서도 될 정도다. 하지만 지금 실전 투구가 필요한 투수는 3월 23일 개막전부터 던져야 하는 투수들"이라며 "나는 조금 느려도 확실하게 구위를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권혁은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2군에 합류해 '5월 1일'을 기다린다. 권혁은 "2군에서는 (5월 1일 전에도) 경기를 할 수 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권혁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고, 2015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에 둥지를 틀었다.

권혁은 2015년 9승 13패 17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98로 활약하며 '한화 불꽃 투혼의 상징'으로 불렸다.

그러나 2017년부터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등판 횟수가 줄었다. 2018년에는 16경기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올렸다.

권혁은 "'재활을 했다'라고 표현할 만큼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2018년에 공을 적게 던져 몸이 좋아진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좋은 결과만 만든다면 '늦은 출발, 지난해 부진 등이 올해 권혁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말이 들리지 않을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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