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대전공판장 국중일 경매사
제값 못받는 농산물 보며 첫발
전국 발품 공로 ‘농협인상’ 받아
자비로 산 농산물로 이웃사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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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중일 경매사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제공하기 위해 발품 팔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은 ‘이달의 자랑스러운 농협인상’ 수상 모습. 국중일 경매사 제공
▲ 사랑의 김장 행사에 참여한 국중일 경매사.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산지 출하자와 중도매인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가교 구실을 하겠습니다.”

오정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내에 있는 농협대전공판장은 밤 12시부터 새벽을 깨우는 경매사의 경쾌한 호창 소리를 시작으로 농산물 판매를 시작한다. 경매사는 산지 출하자(농업인)를 대변하고, 중도매인은 소비자를 대변해 농산물을 유통하고 있다.

농협대전공판장 경매사들 사이에서도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경매사가 있다. 15년간 경매사로 일하고 있는 농협대전공판장의 국중일(44) 경매사다. 국 경매사는 소비자들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사기 전 최일선에서 농산물 가격을 책정해주고 있다.

농사를 짓는 할머니와 도매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매력을 느낀 그는 낮과 밤이 바뀌는 경매사의 길을 택하게 됐다. 국 경매사는 “처음 농협대전공판장에 방문했을 때 경매장 이곳저곳에서 오가는 경매사들의 용어에 매력을 느꼈다”면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할머니의 농작물이 좋은 품질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하고 있어 직접 공정한 가격을 매기기 위해 경매사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국 경매사는 2003년 경매사자격시험 합격을 시작으로 2005년 농협대전공판장에 입사해 감자, 고구마, 당근, 양파 등 채소류 경매업무를 맡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국 경매사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좋은 농산물 확보를 위해 일주일에 3일은 지방에 머문다. 대전에서 새벽에 출발해 제주도, 경상남도 등 전국을 누빈다.

발품 팔기를 마다하지 않는 노력 덕분에 국 경매사는 지난달에 '이달의 자랑스러운 농협인상'을 받았다. 그는 “좋은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산지 농가 출장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선호도 파악을 위한 시장조사, 하루하루 반입되는 상품 점검 등 영역 활동이 넓다”고 설명했다.

국 경매사는 농협공판장 중도매인과 직원 사이에서 ‘날개 없는 천사’로도 불린다. 자녀들을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수년째 농산물을 자비로 사 지역 복지시설 등에 무상으로 지원해주는 등 훈훈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봉사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덕구 장애인협회와 전국농협경매발전연구회 등으로부터 공로패도 받았다.

국 경매사의 목표는 후배 경매사들이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후배 경매사들이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후배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일해 사람들에게 경매사가 재미있고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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