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당시엔 ‘완전 독립기구’ 천명
市회의 참석해 시장에 업무보고…
사무국장 “원칙적 참석, 지침 안받아”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한층 강화된 세종시감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가 요구된다. 이춘희 시장의 손 아귀에서 벗어난 초강경 독립 감사 시스템 구축으로, 당초 설립취지를 되살려보자는 게 핵심이다.

세종시특별법에 근거, 자치분권 정립의 첫 사례로 화제를 모으며 지난 2015년 출범한 '독립기구' 세종시감사위원회. 세종시감사위는 2014년 1월 세종시특별법 개정을 통해 직무상 독립된 감사위의 설치근거 및 자치감사의 기틀을 마련했다. 국회 및 정부가 세종시의 특수성을 인정, 특별히 부여한 독립감사 권한이다. 당시 직무상 독립된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깔고, '완전 독립기구'로 거듭나겠다는 게 감사위의 미래 비전이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이춘희 시장이 감사위 출범 초기 공개석상에서 감사 ‘요구’가 아닌 '지시'를 언급한 이후 시감사위의 독립성 및 신뢰도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시감사위 사무국장이 이춘희 시장이 주재하는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감사일정 등 월간 업무보고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불편한 진실로 꼽힌다.

강희동 감사위 사무국장은 시장 업무보고 차 확대간부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원칙적 참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사무국장은 “확대간부회의 참석해 이춘희 시장 등 시 집행부에 감사일정 계획을 알리고 있다. 그렇다고 집행부의 지침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청이 추진하는 사업 내용을 파악해 감사계획 방향을 잡기위한 원칙적인 참석”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세종시법에 근거한 감사위 출범 취지를 역행하면서,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 무지한 행위라고 엄포를 놨다. 그는 “세종시 감사위는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한다. 업부보고 참석은 사실상 독립기구 완성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시장 지시를 받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현재 감사위 소속 직원들은 감시위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장막뒤에 숨어 있는 감사의 칼날 역시 무뎌진 모습이다. 볼품 없는 자치감사 실적 노출과 함께 자치감사의 독립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맞물리면서, 변방의 기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감사 일원화 등 완전 독립기구화에 실패한 뒤, 후속조치에 무기력증을 나타내면서 감사위 위상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대외홍보 및 인지도를 높이는데 실패한 것도 책임·신뢰성을 약화시키는 불안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2014년 세종시법 개정의 첫 후속조치인 세종시감사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감사위 독립성 강화 등 세종시법 추가 개정안 처리에 대한 명분은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종시의회 한 의원은 "시장 업무보고는 말도 안된다. 감사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행정환경이 미흡하다. 자치감사활동에 대한 신뢰도, 독립성 저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자치시의 격에 맞춰 설치된 감사위가 세종시법 개정취지 역행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근 세종시가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법 개정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감사위는 지방행정전문가, 정치권 관계자 등 독립성 확보에 대한 일반적 시각을 뒤짚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강희동 시감사위 사무국장은 “원칙적으로 시장 업무보고를 해야한다.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감사위 업무를 보고하면서 집행부 업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방향성을 알아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에게 신뢰받고 열린 감사로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와 깨끗한 공직사회를 조성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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