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도교육감

1919년 3월 1일은 3·1운동, 1919년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다. 올해는 100년 전 독립의 열망으로 뜨거웠고 삶에 대한 두려움을 견뎌내고 일제에 항거했던 우리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통일 한국을 만들어갈 미래 100년을 위한 노력을 다짐해야 하는 날이다.

3·1운동은 만세 운동으로만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이후 더욱 가열찬 독립투쟁으로 진행되었다. 우리가 독립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할수록 일제의 식민지 정책은 더 집요해졌다. 교육 쪽으로 살펴보면 학교 교원에게까지 제복과 대검을 착용해 학생들을 무력과 폭력으로 탄압하던 무단통치 시기. 한국인이 저술한 각급 학교용 교과서 사용을 금지 시키고 일본인 저작의 교과서로 대체 시켰던 문화통치 시기. 왜곡된 일본 역사를 강제로 학습시키고 우리의 말과 글을 금지시켰던 민족말살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정신적 지배를 공고히 해 나갔다.

"쎄쎄쎄 아침 바람 찬 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우리 선생 계실 적에 엽서 한 장 써 주세요… 구리구리구리 가위바위 보" 어릴 적 이 놀이를 안 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지금도 어린 아이들과 손을 맞잡고 구리구리구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전래 동요라 생각하기 쉬운 이 노래와 놀이는 사실 일제가 의도적으로 전파한 일본노래와 일본 놀이이다.

이처럼 우리주변에는 아직도 일본의 역사관, 일본식 노래, 친일을 행한 사람들의 작품 등이 남아있다. 일본은 지금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진정어린 사과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한국 대법원의 일본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두고 억지주장과 불만을 표시하고 한국 구축함과 일본 초계기 간의 레이더조사 및 저공 위협비행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역사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는 일본 군국주의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동북아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셨다. 왜곡된 역사는 바로 고치고 친일잔재는 걷어냄으로써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내려가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지나가버리는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있게 하는 토대이며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충남교육청은 올해 학교 안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들이 무엇이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조사 사업과 학술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임시 정부 100주년이 되는 4월 이전에 그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제 잔재라고 무작정 없앨 수는 없다. 그 또한 우리의 역사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아야 하고 교육공동체의 합의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꿔내고자 한다. 너무 깊숙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어 그 시작과 뜻도 모른 채 사용하는 친일의 흔적을 청산하고 다함께 노력하는 일이 3·1운동 100년을 기념하고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 일을 지금 충남에서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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