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개발’이냐 ‘보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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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개발’이냐 ‘보존’이냐
  • 김용언 기자
  • 승인 2019년 02월 20일 18시 5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2월 21일 목요일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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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제 앞둬 논리 부딪혀
“개인 재산권 행사 도와야”
“도심 녹지공간 축소 우려”
민·관거버넌스 대안 주목


[충청투데이 김용언 기자]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한 50대 남성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그에게는 선친에게 물려받은 땅이 있다. 공시지가로 따져 수억원에 달하지만, 무용지물이다. 팍팍한 살림에 담보 대출이라도 받아보려 하지만, 도시공원 조성을 위해 30여년 째 묶인 땅이라서 은행은 대출에 소극적이다. 이런 그에게 희망이 생겼다. 손에 쥐고 있는 땅이 도시공원 부지에서 해제되는 ‘도시공원 일몰제’. 민간 개발 대상에 포함되면 토지 보상이 이뤄져 그토록 바라던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A 씨가 가진 땅처럼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뒤 20년간 사업을 못한 토지는 일몰제에 따라 내년 7월부터 공원 부지로서의 법적 효력을 잃게 된다.

청주시는 6개 미집행 도시공원의 활용 방안이 최대 화두다. 이들 공원 모두 민간공원 개발이 진행 중이다. 민간공원 개발은 민간 사업자가 5만㎡ 이상을 개발해 70%는 공원으로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남은 공간에 아파트 등 비 공원시설을 짓는 것이다.

일몰제를 앞둔 현재 ‘보존·개발’ 논리가 맞부딪치고 있다. 개발논리에는 민간공원을 조성하면서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돕자는 취지가 담겨있다.

보존논리의 연장선인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면 지금보다 보상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도 있다.

이와 반대의 주장은 일몰제로 도시공원 부지가 풀리면 현재 절대 부족인 도심 녹지 공간의 축소가 불 보듯 뻔하다는 논리다. 대안으로 녹지 공간 확보가 용이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설정을 제시한다. 이후 민간개발을 재검토하자는 것이다.

장단점에 더불어 ‘예산 문제’가 극명히 갈린다.

도시공원 보존을 지지하는 쪽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6개 공원에 대해 일몰제 직전인 내년 6월까지 일부를 매입하고 나머지는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묶어 2022년까지 매입하는 방법을 내놓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 등이 내놓은 예상 토지보상비는 3900여억원이다. 서울시가 이 같은 방법으로 일몰제를 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1조 2600억원의 도시공원 예산을 확보, 토지를 매입할 계획을 세웠다. 자체 예산 4000억원에 지방채는 8600억원을 발행했다. 도시공원 확보에 조 단위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청주 지역 장기미집행(10년 이상) 도시공원은 68개소에 달한다. 당장 내년 일몰제 대상이 되는 공원은 38개소다.

일몰제를 앞둔 청주시 역시 도시공원 부지 매입을 고민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고민의 시작이다. 일몰제 대상인 38개 공원 전체를 매입하려면 보상비는 8514억원, 조성비는 5481억원 등 총 1조 4000여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예산 규모와 재정 현황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서울시의 경우를 대입하기엔 무리라는 우려도 있다.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한 지방채 발행은 5년 간 이자의 50%만 지원되고 원금상환은 오롯이 해당 지자체 몫이다.

국·도비 매칭 사업비와 복지 등을 제외한 실제 가용 예산이 부족한 청주시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기도 하다.

이처럼 찬반이 맞서자 지난해 12월부터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가 본격 활동에 나섰다. 전문가와 시민 등으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간개발 여부 결정 권한을 가진 의결기구는 아니다.

다만 일몰제를 앞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민간 개발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다음달 활동을 마치는 민·관 거버넌스가 어떤 혜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