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저녁형 인간', 낮 시간대 뇌 기능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night owl)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morning lark)에 비해 뇌 기능에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학 인간 뇌 건강센터(Center for Human Brain Health)의 엘리스 페이스-차일즈 박사 연구팀은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과는 달리 낮 시간대에 뇌 기능이 떨어지고 저녁 시간대에 뇌 기능이 올라가 전형적인 '오전 9시~오후 5시 일과' 시스템과는 맞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취침 시간이 평균 새벽 2시 30분, 기상 시간이 아침 10시 15분인 '저녁형 인간' 22명과 취침 시간이 밤 11시 직전이고 기상 시간이 아침 6시 30분인 '아침형 인간' 16명을 대상으로 뇌의 디폴트 모드에 해당하는 '휴지기 뇌 연결도'(resting brain connectivity)를 MRI로 촬영하고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 사이에 일련의 뇌 기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낮 시간에 얼마나 졸리는지도 물어봤다.

그 결과 '저녁형 인간'은 전형적인 일과 시간대에서 의식의 유지와 관련이 있는 뇌 부위들의 '휴지기 뇌 연결도'가 하루 내내(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낮은(low)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의력과 반응 속도가 떨어졌다. 또 졸림도 지속됐다. 특히 아침 시간대에 이런 현상이 심했다.

반면 '아침형 인간'은 특히 아침 시간대에 주의력과 반응 속도가 가장 빠르고 졸림도 가장 덜 했다.

'아침형 인간'은 또 작업 수행, 각성과 연관이 있는 뇌 부위들의 '휴지기 뇌 연결도'가 하루 일과의 모든 시간대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저녁형 인간'은 저녁 8시쯤이 주의력과 반응 속도가 가장 빨랐고 졸음도 가장 덜 했다. 그나마도 '아침형 인간'의 피크 성적에는 못 미쳤다.

결국 '저녁형 인간'은 일반적인 일과 시간대에는 뇌 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돼 생물학적 시간(biological time)과 사회적 시간(social time)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시차피로'(jet leg)를 겪는 셈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수면장애학회(American Sleep Disorders Association) 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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