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취지 벗어난 자치경찰제 시범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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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취지 벗어난 자치경찰제 시범도입
  • 이승동 기자
  • 승인 2019년 02월 14일 17시 1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2월 15일 금요일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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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도입 위해 경찰법 전면 개정
국가-자치경찰 종속관계 불가피
자치경찰법 제정으로 극복해야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속보>= 지방분권 취지에 맞는 세종시의 자치경찰제 시범도입이 사실상 어렵게됐다. <1월 23일자 13면 보도>

‘경찰법에 담느냐 지방자치법에 담느냐, 아니면 자치경찰법 제정이냐’ 법근거 마련 딜레마 속에 당정청이 결국 경찰법 개정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가경찰-자치경찰 간 종속관계 형성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경찰법의 주체인 국가경찰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경찰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기득권’을 거머쥐면서, 자칫 자치분권의 신호탄인 자치경찰제의 지지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서다.

더불어민주당과 행정안전부, 청와대는 14일 국회에서 '자치경찰제도 도입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입법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인재근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홍익표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민갑룡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해 강기청 정무수석, 김영배 민정비서관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당정청은 이 자리에서 홍익표 더민주 의원의 대표 발의를 통해 기존 '경찰법'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제명 변경 및 전면 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갖고 "홍익표 의원이 경찰법 전면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지방 행정과 치안 행정을 연계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치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경찰법의 제명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기로 했다.

경찰법 개정 작업을 시작으로, 세종시의 자치경찰제 시행은 ‘성공이냐 실패냐’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자치분권 취지에 맞는 주민 밀착형 양질의 치안 서비스 제공을 담보한 법적근거 마련에 실패했다는 게 핵심이다. 무엇보다 국가경찰이 자치경찰의 지휘권을 거머쥐는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온다. 자치분권 취지를 뒤로 한 국가경찰의 독단적 ‘불통행정’ 우려를 빗대서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자치경찰제 시행 근거를 경찰법에 담으면, 자치경찰은 국가경찰의 지휘·감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자치분권 취지에 미흡하다. 자치경찰이 중앙집권 사고를 바탕으로 한 국가경찰에 얽매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라며 “자치경찰제는 주민 밀착형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담보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법에 근거해 자치경찰제가 시행될 경우 지역 현안 수요를 즉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단체의 법령 개정 수요가 있을때 경찰청의 지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경찰법에 담는 것은 자치분권의 첫 단추인 자치경찰제 취지 그 자체를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지방자치단체 간 종속관계 형성을 극복할 수 있는 법 근거로, 자치경찰이 주체가 되는 자치경찰법 제정을 지목했다.

이 같은 흐름 속, 문재인 정부가 앞세운 연방제 수준의 자치경찰제 시행은 기대할 수 없게됐다. 청와대는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자치경찰제가 지니는 분권과 안전의 가치가 동시에 실현되게 정부 마련 법안을 당에서 앞장서 입법해달라”며 “정부가 마련한 법안에 대해 당에 설명하고 당정청이 함께 논의해 입법으로 완성,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실천에 옮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